“울음 소리 듣기 싫어”…비행기 화장실에 1살 아이 가둔 승객들
중국 국내선 비행기를 탄 승객 2명이 울고 있는 한살짜리 여자아기를 비행기 화장실 안에 가둔 사건이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관리할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최근 중국 온라인상에는 두 여성이 비행기 화장실 안에서 울고 있는 어린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졌다. 영상에는 여성들 중 한명이 아이에게 “울음을 그쳐야만 화장실에서 나올 수 있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은 지난 24일 오전 7시 중국 남서부 구이양을 출발해 상하이로 가던 준야오 항공 비행기에서 촬영된 것으로, 아이를 가둔 여성 2명 중 궈팅팅이라는 여성이 소셜미디어(SNS)에 직접 이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아이는 할머니와 함께 탑승한 아이였다. 이 아이는 비행중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울음소리가 이어지자 탑승객 중 2명의 여성이 우는 아이를 비행기 화장실로 끌고가 아이를 화장실에 가뒀다.
궈는 영상을 올리며 “다른 승객들을 위한 행동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곧 네티즌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영상 속 여성들은 공감능력이 부족하며 아이를 학대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궈는 “방관하고 있는 것보다는 행동하는 것이 옳다”며 “아이를 진정시키고 모두를 쉬게 하고 싶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에 대해 “소음을 피하기 위해 비행기 뒤쪽으로 이동하거나 휴지로 귀를 막는 승객들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항공사는 사건 발생 이틀 후 성명을 통해 아이와 함께 탑승한 할머니가 여성 2명에게 아이를 화장실로 데려가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항공사 측은 “승객 2명이 아이를 화장실로 데려가 훈육하는 동안 아이 할머니가 화장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아이 엄마도 아이 할머니로부터 상황을 확인했으며 기내에서 도움을 준 승객들의 행동에 대해 이해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궈는 자신의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으나 중국 네티즌들은 여전히 이 영상을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한 살짜리는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없다. 누구나 저 나이 때는 운다” “아이가 받을 심리적 타격이 걱정된다. 우리는 공공장소가 어떻게 어린 아이들을 더 잘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궈의 행동을 비판했다.
반면 “보호자 동의한 일이다” “솔직히 일부 아이들은 훈육이 필요하다”며 이 여성들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중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기물을 망가뜨리는 등 소란을 피우는 버릇없는 어린아이를 ‘곰 아이들’이라고 부르며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BBC는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며 한국과 튀르키예 등의 사례를 들었다.
먼저 한국은 식당, 박물관, 극장 등의 일부에 어린이 입장을 금지하는 ‘노 키즈 존’을 지정했는데, 저출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노 키즈 존’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튀르키예-네덜란드 항공사인 코렌돈 항공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스쿠트 항공 등 일부 항공사들은 어린이가 없는 구역의 좌석을 더 비싸게 판매하기도 한다고 BBC는 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