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당일에도 취소 불가?···추석 앞두고 숙박 계약 주의보

A씨는 지난 6월 숙박 플랫폼에서 오는 10월에 묵을 일본의 한 호텔을 예약했다. 예약 당일 개인 사정이 생겨 취소 요청을 했다. 하지만 숙박 플랫폼과 호텔 측은 ‘환불 불가’임을 고지했다며 숙박대금을 환급해주지 않았다.

B씨는 지난해 4월 숙박 플랫폼에서 제주도에 있는 호텔을 예약했다. 하지만 숙박 이용 예정일에 강풍주의보로 제주행 항공기가 결항돼 호텔을 이용하지 못했다. B씨는 숙박 플랫폼과 해당 호텔에 천재지변에 따른 계약해제 및 환급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한국소비자원은 30일 추석 연휴를 맞아 귀성 또는 여행 수요가 늘면서 숙박시설 이용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소비자원에 접수된 숙박시설 이용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4118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047건, 2022년 1428건, 지난해 1643건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신청사유별로 보면 계약 해제 시 위약금 불만이 78.5%(3234건)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은 “일부 숙박시설에선 사전에 환불 불가 약관을 고지했다는 이유로 계약취소 요청 시점과 관계없이 무조건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 철회가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이용 예정일이 임박해 취소하는 경우에는 재판매 불가 등 사유로 청약 철회가 제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위생·안전·부대시설 등 이용 관련 신청이 11.9%(492건), 숙박 이용 관련 정보제공 미흡이 6.2%(256건)로 뒤를 이었다.

최근 3년간 피해구제 신청의 57.6%인 2374건은 주요 숙박 플랫폼 7개를 통해 체결한 이용계약이었다. 7개 플랫폼은 여기어때, 아고다, 야놀자, 네이버, 에어비앤비, 부킹닷컴, 티몬이다. 여기어때가 523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고다 505건, 야놀자 502건, 네이버 358건, 에어비앤비 309건, 부킹닷컴 111건, 티몬 105건 순이었다. 에어비앤비를 제외한 6개 플랫폼은 모두 신청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아고다는 2년 연속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21년 50건, 2022년 131건, 지난해 324건이었다.

주요 7개 플랫폼 합의율(환급·배상·계약해제 등 피해회복에 합의한 비율)은 64.8%로 전체 숙박서비스 평균 합의율인 56.9%보다 높았다. 플랫폼별 합의율은 큰 차이를 보였다. 에어비앤비가 89.3%로 가장 높았고 부킹닷컴이 39.6%로 가장 낮았다.

소비자원은 “피해 예방을 위해 숙박시설 이용계약을 체결할 때 사업자가 개시한 환불 조항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이용 일정과 인원, 숙박시설 정보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예약 확정서나 예약 내용 등을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