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건강에 해롭다"…미 공중보건 수장의 경고, 왜?

김희정 기자 2024. 8. 30.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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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중보건 수장이 육아가 부모의 정신 건강을 위협한다며 국가적 지원을 촉구하는 권고안을 내놨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28일 늦은 오후 비벡 머시 공중보건복무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surgeon general)은 스트레스가 부모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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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양육 부모 스트레스, 일반 성인의 2배 달해…65%가 "외롭다"
육아는 '개인 스포츠' 아닌 단체전…"국가·기업·지역사회가 나서야"
비벡 머시 미국 국가주치의 /로이터=뉴스1

미국의 공중보건 수장이 육아가 부모의 정신 건강을 위협한다며 국가적 지원을 촉구하는 권고안을 내놨다. 육아는 '개인 스포츠'가 아닌 단체전이며 양육 스트레스를 더는 게 곧 공중보건의 문제라는 시각에서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28일 늦은 오후 비벡 머시 공중보건복무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surgeon general)은 스트레스가 부모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는 미국심리학협회를 인용해 부모의 절반 가까이가 일상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반면 다른 성인의 경우 그 수치가 26%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건강보험사 시그나(Cigna)의 2021년 설문 데이터에 따르면 육아를 하는 부모 중 65%가 '외롭다'고 답한 반면 자녀가 없는 부모는 55%만 그렇게 말했다.

머시 의무총감은 로이터통신에 "청소년 정신 건강 위기의 배후에는 부모와의 진짜 위기가 있다. 많은 부모가 엄청난 스트레스와 정신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을 돕고 싶다면 실제로는 그 부모를 도와줘야 한다"고 짚었다. △육아 비용 상승 △근무시간 증가 △학교 총격 △소셜미디어의 폐해 등 스트레스 요인이 다양해졌는데 육아가 여전히 개인사로 취급되면서 미국의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반포대교 아래에서 한 시민이 아기에게 부채질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머시 의무총감은 "육아에는 너무나 많은 기쁨과 이점이 있지만, 그것들은 부모가 느끼는 스트레스와 공존한다"며 부모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권한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권고안은 이를 위해 자녀 소득세 공제와 직장관리자 교육, 직장 내 정신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부모를 지원하는 기금을 확대하고 유급 가족 및 의료 휴가를 제도화하는 한편 근로자의 유급 병가를 보장해야 한다는 제안도 포함됐다. 특히 고용주의 역할을 강조해 근로자의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도록 주문했다.

머시는 끝으로 "우리는 부모를 돌보고 그들의 웰빙을 지원하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며 "부모의 웰빙이 정치적 또는 당파적 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유급 가족 및 의료 휴가를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의회 내 공화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한편 머시 의무총감은 내년 1월 바이든 대통령의 퇴임 즈음 임기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머시는 2014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불과 30대의 나이에 미국 공중보건의 수장으로 임명된 국가주치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저서 '우리는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이기도 하다. 지난해 총기 폭력과 청소년에 대한 소셜미디어의 위험을 경고, 자신의 두 자녀가 16세가 될 때까지 소셜미디어를 못 쓰게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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