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사건의 본질을 쫓다 [사람IN]

김은지 기자 2024. 8. 30.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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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사람들은 '채 상병 사건'을 어떻게 기억할까? 기록이 중요한 이유다.

지난해 7월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벌어진 채 상병 순직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구용회 CBS 논설위원(56)이 펴낸 〈돌아오지 못한 해병〉은 채 상병 사건의 전체 그림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돌아오지 못한 해병〉의 부제는 '채 상병 사건 수사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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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이 주목한 이 주의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이야기에서 여운을 음미해보세요.
ⓒ시사IN 박미소

훗날 사람들은 ‘채 상병 사건’을 어떻게 기억할까? 기록이 중요한 이유다. 지난해 7월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벌어진 채 상병 순직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사건의 여파는 그 끝을 가늠하기 힘들 만큼 숨 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구명조끼 하나 없이 수색 작업에 투입됐던 채 상병의 죽음에 잘못된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알아보던 해병대 수사단장이 구속될 뻔했다. 그 배경에 ‘VIP 격노’가 있다는 말이 나왔다.

언론 브리핑을 돌연 취소하고 수사 자료를 경찰에 넘기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는 국방부 장관이 급작스레 오스트레일리아 대사로 임명됐다. 비판이 일자 11일 만에 돌아왔다.

관련자들이 당시 용산 대통령실과 전화한 기록이 다수 나왔다.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 통화내역까지 드러났다. 심지어 대통령의 배우자를 VIP라고 부른다는 내용을 담은 음성까지 폭로됐다.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실이다.

지난 1년 사이 정신없이 벌어진 일과 새로운 팩트를 쫓다 보면, 채 상병 사건의 본질을 놓치기 쉽다. 이럴 때 읽어보기 좋은 책이 나왔다.

구용회 CBS 논설위원(56)이 펴낸 〈돌아오지 못한 해병〉은 채 상병 사건의 전체 그림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사건 자체가 가진 힘에 더해, 성실한 취재가 곁들여져 소설처럼 읽힌다.

산발적으로 흩어진 팩트가 하나로 꿰어지고, 그것이 가리키는 방향은 점점 명확해진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할 사안이라는 뜻이다. 구용회 논설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격노설에 대해 한 번도 밝힌 적이 없다”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책을 시작한다.

31년 차 기자인 구용회 논설위원조차 처음 들어보는 ‘집단항명수괴죄’라는 혐의를 접하고 본격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박정훈 대령에게 군 당국이 처음 들이댔던 범죄사실이다. 이후 박 대령은 ‘항명죄’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구용회 논설위원은 박정훈 대령의 공판을 매번 찾아간다. 채 상병이 순직한 내성천을 따라 걸으며 현장을 검증했다. 임성근 전 사단장과 통화를 했고, 그의 친척 박철완 검사와 취재 차 문자를 주고받기도 했다. 책을 펴낸 이후에도 취재 메모를 차곡차곡 쌓는 중이다. 이 사건은 분명 우리가 생각한 그 이상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는 ‘기자적 본능’ 때문이다. 대통령의 수사 외압 의혹은 시스템을 갖춘 공화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 믿는다. 사건의 꼬리가 길어져, 취재 또한 한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그에게는 박정훈 대령을 인터뷰하고 싶다는 목표도 있다. 현직 군인 신분이라 입이 묶여 있는 그지만, 무죄를 받고 난 후 제대로 접촉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대령이 구 논설위원의 책을 읽고 재판부에 증거로 내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했다는 후문도 접했다. 〈돌아오지 못한 해병〉의 부제는 ‘채 상병 사건 수사의 진실’이다.

김은지 기자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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