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하고 끈적하게 뭉쳤다··· 네트워크 전수 분석 해보니 [언론 장악 카르텔 추적⑥]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장악 기도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 지명은 그 정점에 있습니다. 〈시사IN〉과 뉴스타파,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한겨레 등 5개 언론사는 각사 울타리를 넘어 진행하는 ‘진실(진짜 저널리즘 실천) 프로젝트’ 첫 기획으로, 현 정부의 언론 장악 실태를 추적 보도하는 ‘언론 장악 카르텔’ 시리즈를 함께 취재,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지금 가짜뉴스는 하나의 대규모 산업이 됐습니다. 사이비 지식인들은 가짜뉴스를 상품으로 포장하여 유통하며 기득권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바로 우리의 앞날을 가로막는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입니다. 검은 선동 세력에 맞서 자유의 가치체계를 지켜내려면 우리 국민들이 진실의 힘으로 무장하여 맞서 싸워야 합니다(윤석열 대통령, 8월15일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가짜뉴스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윤 대통령께서도 어제 광복절 기념식에서 가짜뉴스가 자유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가 있습니다(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8월16일 가짜뉴스 방치 플랫폼 공적 책임 강화 정책 토론회).”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최근까지 이른바 ‘가짜뉴스의 폐해’를 수차례 지적해왔다. 이 과정에서 좌편향된 언론 지형이 거대한 가짜뉴스 산업으로 발전해 이익집단, 정부를 공격하는 선동세력이 됐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이러한 인식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된 이른바 언론 및 공영방송 개혁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적’에 보조를 맞춘다. 가짜뉴스와 관련한 특별위원회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거나, 국회에서 각종 세미나와 정책 토론회를 열어 윤 대통령의 발언과 인식에 힘을 싣는다. 가장 최근의 사례가 앞서 8월15일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식과 8월1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다.
정부와 여당이 ‘합’을 맞추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다만 이 과정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특정 단체와 인사들이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로 탄생한 언론 유관 기관·단체와 소속 인사들이다.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이던 시절 언론 유관 시민단체를 표방하며 우후죽순 설립된 이 단체들은,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언론 관련 정책과 인사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선거에선 핵심 지지층이 되었고, 윤석열 정부 들어 논란이 거세진 이른바 ‘가짜뉴스와의 전쟁’ ‘언론 장악 작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활동했다. 단체 출신 인사들이 언론 관련 기관의 수장이나 주요 보직에 잇따라 배치되는 등 인력풀 역할도 한다.
〈시사IN〉과 뉴스타파,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한겨레 등 5개 언론사로 구성된 언론 장악 공동취재단은 지난 7월부터 이 단체들과 윤석열 정부의 관계를 추적 보도해왔다. 공동취재단은 그동안의 취재와 단체 및 소속 인물 전수조사를 종합해 네트워크 지도를 그렸다. 국회 언론 정책 관련 토론회와 세미나 등을 개최한 단체, 참여한 토론자 등 자료를 활용했다. 네트워크 지도 분석 결과, 윤석열 정부와 단체들의 구체적인 관계 및 역할 그리고 일종의 ‘패턴’이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 분야를 움직이는 하나의 집단, 세력이 형성돼 있다는 뜻이다.
국회 세미나 참석 단체 네트워크 지도 그려보니
공동취재단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2년 4월1일부터 2024년 8월16일까지,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정책 토론회·세미나(이하 ‘정책 세미나’로 통일) 3981건을 전수조사했다. 이 가운데 언론 분야와 관련한 정책 세미나는 79건이었다. 제목에 괴담·뉴스·방송·신문·언론·저널리즘 등 언론 관련 키워드가 포함된 정책 세미나를 추린 결과다. 공동취재단은 이 79건의 정책 세미나를 주최·주관하거나, 발제·토론자로 참석한 인물과 단체를 분석해 네트워크 지도를 그렸다.
〈네트워크 지도 1〉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주최 언론 정책 관련 정책 세미나에 2회 참여한 단체와 인사의 네트워크 지도. 붉은색 점으로 표시된 그룹은 국민의힘 관련 정책 세미나 참여 그룹이고, 푸른색 점으로 표시된 그룹은 민주당 관련 정책 세미나 참여 그룹이다. ©언론 장악 공동취재단
위 〈네트워크 지도 1〉은 국회에서 열린 언론 관련 정책 세미나에 2회 참여한 단체와 인물들의 네트워크 지도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의 네트워크가 거의 겹치는 부분 없이 확연히 구분된다. 두 정당이 미디어 정책을 의논하는 인물 그룹이 양분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네트워크 지도 2〉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주최 언론 정책 관련 정책 세미나에 각각 세 번 이상 참여한 그룹의 네트워크 지도. 붉은색 점으로 표시된 그룹은 국민의힘 측 정책 세미나 참여 그룹이고, 푸른색 점으로 표시된 그룹은 민주당 측 정책 세미나 참여 그룹이다. ©언론 장악 공동취재단단
〈네트워크 지도 2〉는 국회에서 열린 언론 관련 정책 세미나에 3회 이상 참여한 단체와 인물들의 네트워크 지도다. 두 정당의 인물 그룹 갈림 현상이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3회 이상 참여로 추렸을 때, 더불어민주당 주최 언론 관련 정책 세미나에 참여한 인물들이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국민의힘 쪽 정책 세미나 참여 인물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남았다.
〈네트워크 지도 1〉과 〈네트워크 지도 2〉에서는 다른 특징도 확인된다. ‘특정’ 단체다. 민주당 쪽 정책 세미나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언론 유관 단체들이 국민의힘 쪽 정책 세미나 곳곳에서 등장한다. 미디어미래비전포럼, 자유언론국민연합, 새미래포럼, 공정언론국민연대,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설립된 보수 성향 언론단체다.
네트워크 지도를 펼쳐보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낯익은 이름들도 확인된다. 윤석열 정부에서 주요 언론사 또는 관련 기관 요직에 배치된 인사들이다. 이인철 KBS 이사, 황근 KBS 이사, 윤길용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최철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김백 YTN 사장 등이다.
국회에서 미디어 관련 정책 세미나에 특정 단체와 소속 인사들이 빈번히, 중복돼 등장하기 시작한 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다. 자유언론국민연합, 미디어미래비전포럼, 공정언론국민연대, 새미래포럼이 대표적이다. 이들 4개 단체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1년간 거의 매달 번갈아가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실이 주관한 국회 정책 세미나에 공동주최·공동주관으로 참여했다.
취재팀이 조사한 기간(2022년 4월1일~2024년 8월16일)에 미디어미래비전포럼과 자유언론국민연합이 참여한 정책 세미나가 각 9회로 가장 많았다. 새미래포럼은 6회, 공정언론국민연대는 5회로 그 뒤를 이었다. 언론 관련 공식 학회인 한국언론정보학회, 국민의힘 공식 조직인 ICT미디어진흥특별위원회, 정책위원회 등이 같은 기간 3회 참여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 4개 단체의 등장 빈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아래 인포그래픽 참조).
이들 단체와 국민의힘 미디어특위가 주최·주관한 정책 세미나의 경우 이른바 ‘가짜뉴스’를 주제로 한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 미디어미래비전포럼, 새미래포럼, 자유언론국민연합은 2023년 8월23일 국민의힘 ‘가짜뉴스 괴담 방지 특별위원회(김장겸 위원장)’와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특별위원회(윤두현 당시 위원장)’가 ‘가짜뉴스 괴담, 무엇을 노리나?’를 제목으로 세미나를 공동 주최했다.
각 단체들은 ‘가짜뉴스 방치하는 플랫폼! 공적 책임 강화 정책토론회’ ‘가짜뉴스를 통한 선거공작 어떻게 막을 것인가?’ ‘가짜뉴스 근절 입법 청원 긴급 공청회’ 등의 정책 세미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열었다. 정책 세미나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 비판 보도를 문제 삼는 주장이 주로 다뤄졌다. 논란이 컸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보도뿐만 아니라 국정운영 및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보도 등도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다.
제목에 괴담·뉴스·방송·신문·언론·저널리즘 등 언론 관련 키워드가 포함된 언론 관련 정책 세미나 총 79건 가운데, 이들 4개 단체가 주최 또는 주관한 행사는 18건으로 확인됐다. 절반인 9건은 ‘공영방송’이 주제였다. 주로 윤석열 정부 이전의 MBC, KBS, YTN 등을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뤄졌다. ‘공영방송 정상화: 좌표와 전략’ ‘공영방송의 총체적 난국과 혁신 방향 토론회’ ‘공영방송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제목에서도 이들의 편향된 문제의식이 확인된다.
‘가짜뉴스’ 프레임 주도한 인물은 누구?
이들 단체들이 주최한 행사의 ‘단골’ 토론자의 면면을 보면, 미디어미래비전포럼 행사에 가장 많이 참여한 인물은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다. 김 의원은 미디어미래비전포럼 공동대표로 활동하다가,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비례대표로 제22대 국회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국회 입성 전까지 5회, 입성 후 2회 미디어미래비전포럼과 함께 정책 세미나를 열거나 참석했다.
다음으로 눈에 많이 띄는 인물은 구종상 미디어미래비전포럼 상임대표다. 공영방송 개혁, 가짜뉴스 관련 정책세미나에 총 5회 참석했다. 구종상 대표가 좌장을 맡은 미디어미래비전포럼의 모든 세미나에는 김장겸 의원이 미디어미래비전포럼 공동대표로 자격으로 참석하거나(4월 총선 전), 국민의힘 의원으로 주관 역할을 맡았다.
자유언론국민연합과 새미래포럼이 주최·주관한 정책 세미나 참여 1위 인물 역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다. 김 의원은 새미래포럼의 고문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두 단체의 참여도 2위를 기록한 인물은 황근 선문대 교수다. 황근 교수는 자유언론국민연합, 새미래포럼이 주최한 정책 세미나에서 발제, 좌장 역할을 가장 많이 맡았다. 자유언론국민연합 정책 세미나에서 총 7차례, 새미래포럼 정책 세미나에서 4차례 발제 또는 좌장을 맡았다. 황근 교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비어 있던 KBS 이사 자리에 보궐로 선임됐고, 최근 재선임됐다.
자유언론국민연합, 새미래포럼, 미디어미래비전포럼이라는 언론단체의 다른 공통 키워드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다. 김기현 의원실은 2022년 4월 이후 언론 관련 정책 세미나를 총 3회 열었다. 모두 새미래포럼, 자유언론국민연합과 함께 주최했다. 김 의원은 새미래포럼 창립을 기념해 2022년 11월 포럼을 주관했다. 자유언론국민연합이 새미래포럼과 공동주최 단체로 이름을 올렸다. 다음 달인 12월과 2024년 7월에도 같은 형태로 포럼이 열렸다. 김기현 의원은 새미래포럼 상임고문을 맡은 바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새미래포럼을 김기현 의원의 언론 정책 관련 싱크탱크로 소개하고 있다.
또 다른 한 축은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이다. 공언련 역시 윤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10일 설립됐다. ‘20대 대선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이 공언련의 뿌리다. 감시단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KBS, MBC, YTN 등에서 사장 및 임원과 같은 주요 보직을 거쳤거나, 언론노조 소속이 아닌 소수 노조 관련 인물들이 20대 대선을 앞두고 2021년 11월 설립했다.
공언련 주최 국회 정책 세미나 참여도 1위 인물은 오정환 MBC 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5회)으로 집계됐다. KBS 출신인 최철호 공언련 1기 상임대표(4회), YTN 출신 이홍렬 공언련 1기 모니터단장(3회),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3회)이 그 뒤를 이었다. 허엽 KBS 이사, 홍세욱 공언련 이사, 김백 공언련 1기 이사장 등도 공언련 주최 정책 세미나에 주최, 발제, 토론 등으로 참여했다.
공언련 세미나는 다른 단체의 세미나와 달리 학계, 언론계 등 전문가를 초대하기보다 자체적으로 단체 소속 인물을 수급해 진행해왔다. 토론자 7명 중 5명이 공언련 소속이었던 ‘문재인 정권 공영언론인 블랙리스트 무엇이 문제인가?(2022년 7월29일)’ 행사가 대표적이다. 공언련과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동주최했다. 공언련이 ‘가맹단체’인 대안연대, 미디어미래비전포럼과 공동주관한 ‘MBC 방송문화진흥회 문제점과 대안 모색(2023년 5월9일)’ 세미나는 토론자 5명 전원이 공언련 또는 가맹단체 소속이었다.
이름은 다르지만 주소지는 같은 단체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탄생한 언론 관련 단체들의 네트워크 지도를 펼쳐보면,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새미래포럼’을 중심으로 한 그룹과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를 중심으로 한 그룹이다.
〈네트워크 지도 3〉 윤석열 정부 출범한 언론 관련 단체 소속 인물들의 네트워크 지도.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언론 장악 공동취재단
〈네트워크 지도 3〉에서 왼쪽 덩어리에 위치한 인물들은 대부분 새미래포럼, 가짜뉴스뿌리뽑기범국민운동본부 소속이다. 오른쪽 덩어리에 위치한 인물들은 공언련과 그 전신인 국민언론감시연대, 불공정방송감시단 등에 소속된 인물이다.
왼쪽에 모여 있는 인물들이 소속된 단체인 새미래포럼, 가짜뉴스뿌리뽑기범국민운동본부, 자유언론국민연합은 하나의 행사에 주최·주관·후원 역할을 나눠 맡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2023년 12월 열린 ‘가짜뉴스뿌리뽑기범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은 자유언론국민연합이 주최하고 새미래포럼이 후원한 행사다.
다만 공동취재단 취재 결과, 이들 단체 등록 주소지는 모두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로 다른 단체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42, 종로빌딩 3층’에 있는 주소를 공유한다. 하나의 주소지를 공유하는 그룹이 한 행사에서 3개의 다른 이름으로 ‘주최’와 ‘후원’을 하고 ‘출범’도 한 셈이다. 종로빌딩의 같은 주소지로 등록된 시민단체는 이들 3개 단체 이외에도 자유민주국민연합, 엔지오프레스(자유연대), 한국NGO연합이 더 있다.
단체 임원을 맡은 인물들 또한 겹친다. 박준식 자유언론국민연합 집행위원장·사무총장은 새미래포럼의 사무총장이다. 신창섭 자유언론국민연합 집행위원은 동시에 새미래포럼 정책위원장이다. 이준용 자유언론국민연합 대표도 새미래포럼 집행위원장을 함께 맡고 있다.
〈네트워크 지도 3〉에서 오른쪽 그룹의 핵심은 공언련이다. 이 그룹에 속한 인물 대부분이 공언련 소속이다. 공언련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72길 11, 707호’를 주소지로 등록했다. 이 주소는 공언련의 사업조직인 공정미디어연대와, 공언련이 만든 매체인 미디어X도 함께 쓴다.
보수 언론단체에 지원되는 정부 보조금 1억200여만 원
최근 국회에서는 특정 언론 관련 단체에 대한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8월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민간협력 및 매체지원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 중 언론 관련 단체 지원사업 지원 자격을 2023년 이전에는 ‘설립일로부터 1년 이상 경과한 단체’에서 올해 ‘사업 신청일로부터 1년 이상 경과한 단체’로 기준이 바뀌었다. 특정 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일 기준에서 사업 신청일 기준으로 변경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보수 언론단체인 공정미디어연대는 2023년 1월25일자 설립 고유번호증을 공모 자료로 제출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공모에 참여할 수 없다. 언론재단은 올해 사업을 1월19일에 공모했다. ‘설립일’ 기준으로 하면 공정미디어연대는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신청일’ 기준으로 변경되면서 공모에 선정됐다. 공모에 선정된 공정미디어연대는 ‘22대 총선 불공정방송 팩트체크 백서 발간’ ‘가짜뉴스 언론보도 20선 전시회’ ‘허위조작 정보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 등 지원사업 세 건에 대해 정부 보조금 4260만원을 받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디어연대, 자유언론국민연합, 공정미디어연대 등 3개 언론 관련 단체가 새로 언론재단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2023년). 이 단체들은 2024년 제출한 7개 사업에 선정돼 보조금 총 1억200여만 원을 받게 됐다. 언론재단 민간 언론단체 공모사업 전체 예산의 12%를 차지하는 규모다.
언론 관련 기관에 진출한 단체 출신 인사들
윤석열 정부에선 언론 유관 시민단체를 표방하는 신생 조직 출신 인사들의 언론 관련 기관 진출이 두드러진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최철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김백 YTN 사장 등이 대표적인 공언련 출신 인사다.
지난 22대 총선 기간에 공언련 관련 인사가 2명(공언련 추천 몫인 권재홍 공언련 2기 이사장, 국민의힘 추천 몫인 최철호 공언련 1기 상임대표) 포함된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역대 최다 법정 제재를 의결하면서 표적 심의, 과잉 제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공동취재단 확인 결과 당시 선방위에 접수된 정당 단체 민원 181건은 모두 국민의힘과 공언련에서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트워크 지도에서 미디어연대 출신 인사도 눈에 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대표적이다. 류희림 방심위원장 체제에서 방심위에는 그의 가족과 친인척, 지인 등이 무더기로 민원을 접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 중에는 박우귀 사무처장 등 미디어연대 관계자들이 접수한 민원도 확인됐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미디어연대 대표를 지낸 바 있다. 박우귀 방심위 방송언어특별위원회 위원, 장옥님 통신자문특별위원회 위원 등도 미디어연대 출신이다. 미디어연대도 다른 단체들처럼 국회에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2023년 7월 윤두현 당시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주최한 ‘문재인 정권의 언론 장악 실체를 밝힌다 정책 토론회’이다.
그밖에 언론 장악 공동취재팀이 분석한 각 단체 출신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어떤 요직에 진출했는지 정보와 전체 네트워크 지도는 언론 장악 공동취재팀 특별 인터랙티브 페이지(pages.newstapa.org/2024/sna)를 통해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언론 장악 공동취재단: 문상현(시사IN)·연다혜 박종화 박상희(이상 뉴스타파)·박재령(미디어오늘)·신상호(오마이뉴스)·박강수(한겨레) 기자
문상현 기자 moo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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