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더 큰 실망`에 폭락…`매도 권고`도 나올까
기대가 크면 실망은 더 큰 법….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로 미국 뉴욕증시의 '핫픽'인 엔비디아에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하루새 몸값 264조 증발…예견된 폭락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예상대로' 큰 폭 하락 마감했다.
주가는 전날보다 6.38% 내린 117.59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 이후 처음 1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하루에만 시총 1980억 달러(264조원)이 증발했다. 이에 시가총액(2조8920억 달러)도 3조 달러 아래로 떨어져 마이크로소프트(3조700억 달러)에 시총 2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커진 기대감에, 부담 더 커진 엔비디아
이날 주가 폭락은 전날 월가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시장의 더 높은(lofty) 기대 심리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발표한 2분기 매출과 주당 순이익은 각각 300억4000만달러와 0.68달러다. 월가가 예상한 287억달러, 0.64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특히 분기 매출 기준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넘겼다.
3분기 예상 실적도 시장 전망보다 높았다. 엔비디아는 3분기 325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제시했다. 월가에서 예상한 평균치는 317억달러였다. 이는 향후 AI 칩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매출보다 '성장률'에 주목했다.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2% 증가했지만, 앞서 기록했던 200% 이상의 성장률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3분기 매출액 전망의 최대값이 379억달러까지 높아졌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성장 가능성 역시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진 못했다는 분석이다.
또 신제품 출시 이후 기존 제품의 수요를 신제품이 모두 대체하지 못할 가능성과 고성능 위주의 매출 비중, 고성능 수요자의 신규설비 투자가 2분기가 정점이라는 점 등을 시장은 지적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의 중앙값이나 평균을 웃도는 것보다 시장 예상의 범위를 얼마나 벗어나는지가 서프라이즈 강도를 결정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 가이던스는 큰 서프라이즈를 주지 못했다"며 "엔비디아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장 마감 후 엔비디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신제품 믹스에 대한 마진 우려를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한 것과 마진률, 기술적 어려움 역시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봤다.
◇목표주가 145달러…그래도 엔비디아는 간다?
증권가에서는 성장률 둔화와 앞선 신제품 지연에 대한 설명 미흡, 수요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확인되며 엔비디아 투자자들의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엔비디아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단단한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는 9월4일부터 열리는 대만 세미콘TW 행사에 젠슨 황 CEO가 참가해 기술 설명을 진행할 경우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은 엔비디아의 4분기 실적 전망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 61명의 52주 예상 주가는 145.00달러를 유지했다. 투자의견도 '매수'를 유지한 곳이 92%였고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권고한 애널리스트가 8%였다. 매도를 권고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엔비디아 주식에 대한 과열 현상은 다소 식을 수 있지만 회사의 펀더멘털이 당분간 강력하게 유지되며 주가 상승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들이 시장 예상보다 높은 AI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 밝힌 것도 향후 주가 전망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토마스 몬테이로 인베스팅닷컴 수석 분석가는 "이전 분기에 비해 낮은 성장률이 기술 분야 전반에서 경고 신호가 더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이번 실적은 AI 혁명이 여전히 건재함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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