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품으며 시즌 준비했지만 ‘비용 절감’ 수순..시즌 실패 인정한 샌프란시스코[슬로우볼]

안형준 2024. 8.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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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샌프란시스코가 사실상 '시즌 실패'를 인정하고 재정비에 나섰다.

디 애슬레틱은 8월 29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타이로 에스트라다, 테일러 로저스, 타일러 마젝 등 3명을 웨이버 공시했다고 전했다. 전력 재정비 혹은 지출 감소를 위한 움직임이다.

메이저리그는 몇 년 전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하나로 통합됐다. 논 웨이버 트레이드가 7월, 웨이버 트레이드가 8월에 마감되는 형태였지만 이제는 7월 말에 모든 트레이드가 마감된다. 트레이드는 이미 마무리됐지만 FA 계약 혹은 웨이버 클레임 영입은 여전히 가능하다.

마젝은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지만 에스트라다는 팀 주전 2루수, 로저스는 필승조 불펜 투수다.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팀들 중 이들에게 관심을 가질 구단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들을 웨이버 공시한 것은 '전력 제외'인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와는 다른 차원이다. DFA 후 웨이버 절차를 통과해 마이너리그로 계약이 이관되는 경우도 있지만 베테랑 선수의 경우 DFA는 방출을 위해 밟는 절차에 가깝다. DFA 된 선수는 팀을 떠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웨이버 공시는 다르다. 클레임 없이 웨이버 절차를 모두 통과할 경우 그대로 팀에 남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팀 핵심 전력인 에스트라다, 로저스를 웨이버 공시한 것은 이들을 팀 전력에서 완전히 제외했다는 의미보다는 '데려가고 싶은 팀이 있다면 비용 절감을 위해 보낼 의사가 있다'는 의미다. 웨이버 클레임은 트레이드와 달리 원소속 구단에 주는 것이 없는 만큼 해당 선수의 잔여 계약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

2026년 시즌이 끝나야 FA 자격을 얻는 1996년생 2루수 에스트라다는 올시즌 연봉이 470만 달러다. 올시즌이 약 한 달 정도 남은 상황에서 에스트라다의 잔여 연봉은 약 85만 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에스트라다가 클레임 될 경우 샌프란시스코는 해당 금액을 아낄 수 있다. 아직 서비스타임인 에스트라다를 웨이버 공시한 것은 오프시즌 논텐더 방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로저스는 더 큰 돈이 걸려있다. 3년 3,300만 달러 FA 계약의 2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로저스는 올시즌 연봉이 1,200만 달러, 다음시즌 연봉도 1,200만 달러다. 로저스가 클레임 될 경우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잔여 연봉 약 215만 달러와 내년 시즌 연봉 1,200만 달러까지 1,400만 달러 이상의 지출을 아낄 수 있다.

클레임이 없다면 선수들을 그대로 잔류시킬 수 있지만 만약 클레임이 나온다면 이적을 막을 방법은 없다. 주전 선수들을 잃을 각오를 한 웨이버 공시.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진 현 상황을 받아들이며 '시즌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샌프란시스코는 29일까지 67승 67패, 정확히 승률 5할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인 샌프란시스코는 1위 LA 다저스와 승차가 무려 12.5경기,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3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승차가 6.5경기다. 남은 시즌 이 격차를 뒤집는 것은 쉽지 않다.

사실 샌프란시스코는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다. 2022시즌이 끝난 뒤 애런 저지(NYY), 카를로스 코레아(MIN) 등 특급 FA 영입전에 뛰어들었지만 고배를 마셨던 샌프란시스코는 올시즌을 앞두고도 지갑을 열었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이정후를 6년 1억1,300만 달러 대형 계약으로 영입했고 맷 채프먼과 3년 5,400만 달러, 블레이크 스넬과 2년 6,2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호르헤 솔레어를 3년 4,200만 달러, 조던 힉스를 4년 4,400만 달러 계약으로 영입했고 트레이드 시장에서 로비 레이를 영입했다. 투타 양면에서 적극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2010년대 세 번이나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지만 2014년 우승 이후 9년 동안 디비전시리즈 진출 2회가 전부였던 샌프란시스코는 올해는 다르다는 각오로 집중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큰 기대를 걸었던 이정후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했고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들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채프먼과 스넬은 '실패'까진 아니었지만 팀 성적을 바꿀 정도의 활약은 아니었다. 힉스와 레이는 현재 부상자 명단에 있고 솔레어는 여름 시장에서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부동의 최강자인 다저스와 약진을 시작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선전에 밀렸고 결국 시즌 실패를 인정하며 '비용 절감'을 시도하기에 이르렀다.

올시즌 포기 수순에 돌입한 만큼 샌프란시스코는 내년이 더 중요하게 됐다. 그리고 내년 샌프란시스코의 시즌 성패를 가를 키를 쥔 선수 중 하나는 바로 이정후다.(자료사진=위부터 이정후, 호르헤 솔레어와 타이로 에스트라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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