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논란에도 디지털 성범죄 예산은 깎거나 ‘찔끔’ 인상

김원진 기자 2024. 8.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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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회원들이 29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10번 출구 이근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여성가족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5.4% 증가한 1조8163억원으로 편성했다. 늘어난 예산의 상당액은 돌봄 분야에 쓰인다. 불법촬영물 삭제 지원을 담당하는 여가부 산하 기관이 요청한 30억원 수준의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디지털 성범죄 예산은 올해에 비해 3억원 가량만 증가해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는 정부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가부는 30일 2025년 예산안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여가부는 내년 예산으로 내년 1조8163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1억7234억원에서 5.4% 증가한 액수다.

예산 증액분은 주로 아이돌봄지원과 양육비선지급제, 한부모가족 양육비 지원에 배정됐다.

아이돌봄지원 예산은 456억원 가량 늘어 5134억원이 편성됐다. 이용 대상자를 중위소득 200% 이하 가구까지 늘리고, 아이돌보미 시급도 1만1630원에서 1만2180원으로 인상한다. 아이돌봄 서비스는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찾아가는 돌봄 지원 제도다.

다만 아이돌봄지원 예산의 인상률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아이돌봄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31.9% 올랐는데 올해 인상률은 9.7%에 그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양육비가 월 21만원에서 월 23만원으로 늘어나면서 한부모가족 양육비 지원 총액이 172억원 가량 증가한 5528억원이 배정됐다. 한부모가족 양육비 지원액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20만원으로 동결됐다 올해 1만원 인상됐고, 내년 다시 2만원 추가 인상이 이뤄진다. 양육비선지급제 도입에 따라 양육비이행지원금 162억원도 새로 편성됐다.

딥페이크(불법합성물) 확산으로 우려가 더 커진 디지털 성범죄 관련 예산은 올해 47억8200만원에서 3억원 가량 증가한 50억7500만원이 편성됐다. 디지털 성범죄가 매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증가액이 미미한 편이다. 여가부는 올해 전액 감액된 디지털성범죄 예방교육 콘텐츠(9억9600만원) 예산이 온라인 성착취 예방교육·홍보예산(3억원), 딥페이크 등 신종범죄예방(3억원) 등에 편성했다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예산액은 종전에 못미친다.

여가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 예산은 올해 34억7500만원에서 내년 32억6900만원으로 삭감됐다. 디성센터가 올해 불법촬영물 식별 기술 고도화를 위해 30억원 가량의 예산 배정을 요청했으나 이 또한 반영되지 않았다. 이밖에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해선 국제협력이 중요한데 불법촬영물 삭제를 위한 국제협력 예산은 4000만원만 반영됐다. 여가부는 “서버 이중화 작업이 만료되면서 예산이 줄었고, 오히려 정규직 채용을 두 명 더 늘린다”고 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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