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 뛰어든 韓 스타트업, STO로 자금 끌어모은다
‘한류’ 덕에 글로벌 시장의 한국 자산 관심도↑
“제도 정비, 투명한 커뮤니티 구축이 과제”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송재민 기자]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에 진출해 자금을 끌어모으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글로벌 STO 사업자들은 한국 시장에 우량한 기초자산이 많아 제도적 지원이 뒤따른다면 폭발적인 시장 발전 잠재력이 있다고 봤다. 특히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으로 활발하게 퍼져나간 덕에 한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 STO를 통한 유동화에도 긍정적인 환경이라는 평가다. 한국거래소 역시 향후 시장 활성화를 염두에 두고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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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STO(Security Token Offering) 써밋 2024’ 파이어사이드챗에서는 STO시장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들의 사업 사례 발표와 글로벌 STO 플랫폼 사업자들의 한국 가상자산시장 발전 방향에 대한 열띤 대화가 오갔다.
국내 스타트업들은 국내 규제로 인해 대부분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는 모습이다. 유튜브 채널 투자·거래 서비스 스타트업 ‘소셜러스’의 양효욱 대표는 “유튜브 안에 포함된 지식재산권(IP)과 캐릭터, 오프라인 연계 커머스에 투자하면 좋을 것이란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면서 “한국에서는 법적 제약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최근 싱가포르 STO 플랫폼 IX스왑에서 유튜브 채널 투자 펀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항공 리스 관리 스타트업 브이엠아이씨(VMIC)도 최근 IX스왑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항공 자산 기반 STO를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해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기로 했다.
이준한 VMIC 매니저는 “한국은 시장 자체가 폐쇄적이고 투자자를 모을 때 블록딜을 주로 하다보니 공공적인 측면에서 투자자들이 수혜를 볼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STO와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에 뛰어든 것”이라면서 “항공기나 항공엔진 자산에 리테일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저작권 조각 판매를 하고 있는 아이피샵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활발하게 제휴를 맺고 있다. K-팝 저작권 자산을 해외에 소비하고 런칭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한국 시장 성장 잠재력 높아”
글로벌 자산 유동화를 활발하게 다루고 있는 STO 플랫폼 사업자들은 한국 STO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샀다. 암호화폐 거래 시장 투자와 거래량 성장 속도가 빨라 STO 제도 정비만 빠르게 이뤄지면 확장성이 크다는 평가다.
줄리안 콴 인베스타X 설립자 겸 대표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고 기술력이 뒷받침 돼 있지만 폐쇄적인 성향이 크다는 점이 아쉽다”면서 “K-팝과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수출되고 있어 한국 기업이 STO를 통해 한국 자산 토큰화를 추진하기에 좋은 상황”이라고 봤다.
아론 옹 IX스왑 공동설립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문화가 매우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한국 경제가 폐쇄적이었던 까닭에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없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IP투자에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STO가 활성화된다면) 한국 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활성화 전 시스템 준비 철저히”
한편 이날 또 다른 패널토론에서는 ‘효과적인 RWA 생태계 구성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라는 주제가 다뤄졌다. 국내 STO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 구축하고 있는 시스템 준비 등에 대한 다양한 설명이 나왔다.
토론에 참석한 서재옥 한국거래소 디지털증권시장 팀장은 “향후 대규모 토큰증권 상장 수요가 있을 때 이를 맞추기 위한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효율성과 투자자 보호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도산절연 △대리인문제 방지 △비대칭정보 해소 △불공정거래 차단 등 네 가지를 중요하게 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 팀장은 “기초자산에 기반을 둔 투자자산 성격인만큼 별도 의원회를 거치지 않고 거래소 내부를 통해 상장하게 할 것”이라면서 “아직 시장이 열리진 않았지만 우리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건웅 코스콤 팀장도 “STO 플랫폼을 작년부터 올해까지 자원을 효율화 해 구축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많이 활성화되면 좋겠지만 단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어 “처음은 최소한 시스템으로 준비하고 확장하는 방향으로 발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영의 (yu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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