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지진 공포 덮친 일본...쌀 품귀 심화에 가격 껑충

박민철(일본 도쿄 특파원) 기자 2024. 8. 3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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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있는 한 슈퍼마켓을 찾은 주부들은 빈 쌀 매대를 보며 "여기에도 쌀이 없다"면서 발길을 돌렸다.

지진 주의보는 15일 해제됐지만, 일본 정부에서 "거대 지진 가능성이 없어진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도 식료품 비축 등을 당부한다"고 밝혀 쌀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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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소매가격, 전달보다 3.8%↑
1년새 가장 큰 월간 상승폭 기록
매대 텅텅…일부 마트 구입제한
구매 힘들자 웃돈거래까지 성행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있는 한 슈퍼마켓에서 일반쌀이 다 팔리고 찹쌀과 즉석밥만 남아 있다.

21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있는 한 슈퍼마켓을 찾은 주부들은 빈 쌀 매대를 보며 “여기에도 쌀이 없다”면서 발길을 돌렸다. 올 초부터 쟁점이 됐던 일본의 쌀 부족 문제가 지진 공포 등으로 더욱 심각해지는 모양새다.

일본에서 쌀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쌀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이 26일 발표한 소매물가 조사에 따르면 7월 5㎏들이 1포대 기준 쌀 소매 가격은 2411엔으로 지난해 7월 2046엔보다 17.8% 상승했다. 특히 6월(2322엔)에 비해 3.8% 상승하며 지난 1년 사이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폭염으로 쌀 주산지 작황이 부진했고, 엔저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쌀 소비량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일본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진도 수요량 폭증에 일조했다. 일본 기상청이 8일 ‘난카이 해구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장기 보존에 유리한 쌀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지진 주의보는 15일 해제됐지만, 일본 정부에서 “거대 지진 가능성이 없어진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도 식료품 비축 등을 당부한다”고 밝혀 쌀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일본 슈퍼마켓 등지에서는 쌀 품귀 현상이 발생해 매대가 텅 빈 경우가 많아졌다. 보존식에 대한 수요로 매대에는 쌀보다 유통기한이 짧은 찹쌀과 즉석밥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일부 마트에서는 1가구당 쌀 1포대로 구입 제한을 걸었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판매됐다.

온라인에서도 쌀을 구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재팬에서는 5㎏들이 쌀 1포대가 소매 가격보다 비싼 3000∼4000엔대에 판매되고 있지만, 품절이거나 재고 부족으로 10월까지 기다려야 배송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뒤따른다.

이처럼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쌀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웃돈을 줘서라도 쌀을 구하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중고거래 플랫폼인 ‘메루카리’에서는 5㎏들이 쌀 1포대가 소매 가격의 2∼3배에 달하는 5000∼7000엔대에 팔리고 있다. 이러한 중고거래 쌀은 높은 가격에도 빠르게 판매되는 실정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7만9000t 증가한 697만t으로 전망돼 수확기 이후엔 쌀 부족 현상이 진정된다는 입장이다. 내년 수요량은 673만t 수준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산 쌀값이 계속 오르며 올해 쌀 매입가도 동반 상승하는 상황이라 높은 쌀값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모토 히데키 JA전농(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 상무는 “향후에도 폭염과 같은 자연재해로 쌀 수율이 낮아져 공급 부족 사태를 빚을 우려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폭염에 강한 벼 품종을 개발하는 등 기후 변화 대비에 착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일본)=박민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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