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벼락이’ 켈리 감격의 MLB 복귀 이뤘는데… 고작 5일 뛰고 방출 신세, 앞으로 행보는?

김태우 기자 2024. 8. 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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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시내티 구단은 30일(한국시간) 켈리를 양도선수지명(DFA) 했다. 켈리는 지난 25일 신시내티 메이저리그 팀의 부름을 받아 6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를 이뤘지만, 5일 동안 두 경기를 뛰고 로스터에서 빠졌다. ⓒ곽혜미 기자
▲ 켈리는 웨이버 절차를 거친다. 켈리를 데려갈 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켈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구단을 떠나지 않고 마이너리그 팀에 그대로 머무는 게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선언하고 팀을 떠나 새로운 구단과 협상할 수도 있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감격의 메이저리그 복귀를 이루며 뜨거운 눈물을 뿌렸던 케이시 켈리(35)가 메이저리그 비즈니스의 냉정한 논리를 확인했다. 콜업 5일 만에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사라졌다. 향후 거취도 다소 유동적이다. 켈리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신시내티 구단은 30일(한국시간) 켈리를 양도선수지명(DFA) 했다. 켈리는 지난 25일 신시내티 메이저리그 팀의 부름을 받아 6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를 이뤘지만, 5일 동안 두 경기를 뛰고 로스터에서 빠졌다. 신시내티는 좌완 브랜든 레이브란트를 콜업하기 위해 26인 현역 로스터와 40인 로스터에서 한 자리를 만들어야 했고, 아쉽게도 켈 리가 희생양이 됐다.

트레이드를 할 수 있는 시점은 지나갔기 때문에 향후 시나리오는 비교적 단순하다. 켈리는 웨이버 절차를 거친다. 타 팀이 켈리의 신분을 양수할 수 있다. 만약 그런 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켈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구단을 떠나지 않고 마이너리그 팀에 그대로 머무는 게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선언하고 팀을 떠나 새로운 구단과 협상할 수도 있다.

어쨌든 아쉬운 일이다.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5시즌 반을 KBO리그에서 뛴 켈리는 리그를 대표하는 장수 외국인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KBO리그 통산 163경기에서 989⅓이닝을 건강하게 소화하며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로 활약했다. LG의 외국인 에이스로서 뛰어난 기량과 모범적인 행실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성적이 점차 처지기 시작했다. 나이가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30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해 이상 징후가 있었고, 올해는 19경기에서 5승8패 평균자책점 4.51에 그치면서 결국 퇴출의 비운을 맛봤다. LG로서도 켈리는 포기하기 아까운 선수였지만 하락세에 있는 건 분명했고, 오랜 기간 눈독을 들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풀리자 끝내 결단을 내렸다.

켈리는 한국을 떠날 당시 은퇴를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곧바로 새 직장을 찾았다. 신시내티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루이빌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한 켈리는 신시내티 마운드의 줄부상이라는 환경 속에서 지난 25일 콜업됐다. 켈리는 25일 피츠버그와 경기에 곧바로 등판해 2018년 이후 첫 메이저리그 등판이라는 감격을 누린 것도 모자라 이날 3이닝 무실점 역투로 세이브까지 따내는 등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당시 켈리는 아버지로부터 콜업 소식을 들었다면서 감격의 순간을 회고했다. 아버지는 켈리에게 “너 토요일에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었고, 켈리는 “(트리플A에서) 선발 등판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빨리 준비하고 피츠버그로 가라”고 했다. 켈리는 “우리는 미소도 없이 서로를 몇 초 동안 응시했다.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나도 울었다”고 콜업 통보 당시를 회상했다.

▲ A 선언보다는 팀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루이빌의 감독은 켈리의 아버지이기도 한 팻 켈리다. 그리고 신시내티는 시즌 마지막까지 불펜 운영이 어지러울 가능성이 크다. 다시 콜업 대상이 될 공산도 충분하다. ⓒ 루이빌 배츠 홈페이지 캡처
▲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보스턴의 1라운드(전체 30순위) 지명을 받은 켈리는 촉망받는 유망주로 손꼽혔다. 2012년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15년 샌디에이고, 2016년 애틀랜타, 201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각각 메이저리그 경력을 쌓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28경기(선발 12경기)에서 2승1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44다. ⓒ곽혜미 기자

켈리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등판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2018년 9월 27일으로 무려 2159일 만의 복귀전이 성사됐다. 이날 켈리는 38개의 공으로 3이닝을 완벽하게 책임지며 팀의 기대치에 부응했다. 켈리는 경기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스스로도 내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을까는 의심이 있었다. (LG로부터 방출된 이후) 지난 한 달 동안 내 삶에는 회오비바람이 몰아쳤다. 오늘은 내가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지금껏 해왔던 것 중 최고의 투구를 했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는 정말 살아남기 어려운 리그고, 내 공이 통하지 않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의 투구에 자신이 있다.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된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나 29일 오클랜드와 경기에서는 2⅓이닝 동안 안타 5개를 맞는 등 고전한 끝에 3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신시내티는 이날 6명의 투수를 활용한 탓에 새로운 투수 수혈이 필요했고, 켈리를 포기했다. 최근 특히나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에 고전하고 있는 신시내티는 대체 선발들이 대거 마운드에 오름에 따라 불펜 소모도 많아지는 양상이었다. 어쩌면 켈리도 그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복귀를 이룰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팀 사정 탓에 자리를 반납한 것이다.

일단 메이저리그 복귀의 꿈을 이뤘지만 이대로 끝내기는 다소 아쉽다. FA 선언보다는 팀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루이빌의 감독은 켈리의 아버지이기도 한 팻 켈리다. 그리고 신시내티는 시즌 마지막까지 불펜 운영이 어지러울 가능성이 크다. 다시 콜업 대상이 될 공산도 충분하다. FA 자격을 선언해도 시즌 막판이라 다른 팀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일단 신시내티 조직 내에서 재기를 꿈꾸는 게 나은 선택일 수 있다.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보스턴의 1라운드(전체 30순위) 지명을 받은 켈리는 촉망받는 유망주로 손꼽혔다. 2012년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15년 샌디에이고, 2016년 애틀랜타, 201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각각 메이저리그 경력을 쌓았다. 2019년에는 LG와 계약을 하면서 전성기를 달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28경기(선발 12경기)에서 2승1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44다. 켈리의 도전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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