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남자 복식·여자 단식서 승보…배드민턴 대표팀, 패럴림픽 여정 시작

파리|김현세 기자 2024. 8. 30.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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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배드민턴 남자 복식 WH1-2 A조 예선에서 맞붙은 유수영-정재군 조와 최정만-김정준 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장애인배드민턴 대표팀이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에서 여정을 시작했다.

정재군(47·울산중구청)-유수영(21·한국장애인고용공단) 조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A조 예선(스포츠 등급 WH1-2)에서 최정만(45)-김정준(46·이상 대구도시개발공사) 조를 세트스코어 2-0(21-14 21-13)으로 이겼다. 1세트를 잡은 정재군-유수영 조는 2세트 팽팽히 맞서다 12-12에서 4연속득점으로 승기를 잡고 리드를 지켜냈다.

한국은 총 8개 조가 2개 그룹으로 나눠 출전하는 남자 복식 WH1-2에서 유일하게 2개 조가 나서는 국가다. 공교롭게 2개 조가 모두 A조에 속해 대회 초반부터 집안싸움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 맞대결이 본선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표팀은 오히려 낙관했다. 정재군-유수영, 최정만-김정준 모두 “어차피 맞붙어야 할 상대였다면 한 팀이 떨어지는 본선이 아닌 예선에서 만나는 게 오히려 낫다”며 “크게 긴장되지 않는 분위기 속에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여자 복식에서는 권현아(34)-정겨울(20·이상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조가 일본 사리나 사토미-유마 야마자키 조와 A조 예선(WH1-2)에서 세트스코어 0-2(9-21 12-21)로 졌다. 초반부터 승기가 기운 1세트와 달리 2세트는 대등하게 맞서는 듯했으나 12-15에서 상대에 6연속득점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줬다. 하지만 단식에서는 권현아가 B조 예선(WH1)에서 만난 헨리트 쿠스(오스트리아)를 세트스코어 2-0(21-18 21-12)으로 꺾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1세트 후반 주도권을 잡은 그는 여세를 몰아 2세트 17-8까지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리는 등 완승을 거뒀다.

이날 마지막으로 펼쳐진 남자 단식 B조 예선(WH1)에서는 정재군이 취찌모(중국)에 세트스코어 0-2(14-21 11-21)로 졌다. 두 세트 모두 중반까지 접전을 펼치다 후반으로 가면서 주도권을 넘겨준 게 못내 아쉬웠다. 정재군은 “단식 대진이 쉽지는 않다”며 “예선에서 만나는 3명 중 2명이 이겨본 적 없는 상대지만, 전력분석을 열심히 했으니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재군(오른쪽)이 29일(한국시간)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배드민턴 남자 복식 WH1-2 A조 예선에서 상대 코트에 셔틀콕을 넘겨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몸을 푼 한국은 30일 남녀 단·복식 조별예선에서 9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남자 단식에서는 토마스 자콥스(프랑스)와 B조 예선(WH2)을 치르는 김정준을 시작으로 유수영, 최정만, 정재군, 신경환(37·제주특별자치도청)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 내 유일하게 스탠딩 등급에 출전하는 신경환은 남자 단식 A조 예선(SL4)에서 수하스 랄리나케레 야티라지(인도)와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복식에서는 최정만-김정준 조가 첫 승을 겨냥하고, 프랑스 다비드 투페-자콥스 조를 상대하는 정재군-유수영 조는 연승을 노리고 있다. 여자 단식에서는 정겨울이 미샤 긴스(호주)와 B조 예선(WH2)을 치른다. 복식 첫 승을 노리는 권현아-정겨울 조는 중국 류유통-인맹루 조와 맞붙는다.

배드민턴 스포츠 등급은 휠체어 등급(WH1·2)과 스탠딩 등급(SL3·4, SU5, SH6) 등 두 가지다. WH1(흉추 이상)과 WH2(요추 이하·하지 절단 및 기타 장애)는 척수장애를 갖고 있는 선수가 출전하는 등급이다. 스탠딩 등급은 SL3(뇌병변장애·뇌수막염·하지 절단 및 기타 장애), SL4(근육장애·하지 절단 및 기타 장애), SU5(상지장애), SH6(저신장) 등 네 가지가 있다. 스포츠 등급에 따라 코트 사용 범위와 네트 규격 또한 다르다. 휠체어 등급 단식 경기에서는 코트를 모두 사용하는 복식 경기와 달리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지 않기에 코트 한쪽 면에서만 경기를 치른다.

파리|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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