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전 에이리언의 1.5버전… 그 시절 ‘스릴’까지 소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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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2년, 버려진 우주 정거장.
온몸에서 점액이 뚝뚝 흐르는 에이리언이 튀어나온다.
영화계에선 "45주년을 맞은 에이리언 시리즈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리언 시리즈는 여전사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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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cm 단신의 야무진 여전사 스페이니… 첫편의 시고니 위버와 다른 매력 발산
주춤했던 시리즈에 새 생명 불어넣어
향수 찾는 4050-공포 즐기는 2030… 마니아 저격하며 관객층도 넓어져
2142년, 버려진 우주 정거장. 온몸에서 점액이 뚝뚝 흐르는 에이리언이 튀어나온다. 인간 얼굴에 들러붙어 입에 유충을 삽입한다. 유충은 자라서 인간의 몸을 찢고 튀어나온다. 빠르게 자라 2m가 넘는 키에 날카로운 이빨로 인간을 사냥한다.
주인공들은 미친 듯이 도망친다. 얼굴엔 공포가 가득하다. 괴성은 스피커로, 좌절한 표정은 커다란 스크린으로 관객에게 오롯이 전해진다.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탄성을 내뱉으면서도 좀처럼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에이리언 시리즈는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상과학(SF) 공포 영화의 대명사다. 1979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1편 ‘에이리언’이 호평을 받으며 시작됐다. 신작은 희망 없이 노동자로 살아가던 여성 ‘레인’(케일리 스페이니·26)이 다른 행성으로 떠나기 위해 거쳐 간 우주 기지에서 에이리언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신작이 시선을 끄는 건 시리즈 세계관을 충실히 재현했기 때문이다. 신작은 1편의 감독이자 세계관의 창시자인 리들리 스콧이 제작했다. 에이리언 시리즈의 열성적인 팬이자 공포 영화의 대가인 페데 알바레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특히 신작은 2122년이 배경인 1편 ‘에이리언’(1979년)과 2179년을 다룬 2편 ‘에이리언2’(1986년) 사이인 2142년을 다뤘다. 개봉 순서로는 7편이지만 시간적 배경으론 이른바 1.5편이라 마니아를 저격한 셈이다.
공포와 액션에 무게를 두고 만들어진 것도 호평받는 이유다. 세계관을 알지 못해도 관람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에이리언이 왜 만들어졌는지 알지 못해도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다 보면 한여름 더위가 날아갈 정도의 스릴이 몰려온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에이리언을 한 번도 보지 않은 관객도 ‘입문용’으로 신작을 보고 다른 에이리언 시리즈를 찾아볼 정도로 문턱이 낮고 매력적”이라며 “한국 영화 중엔 코믹(‘파일럿’), 역사물(‘행복의 나라’)이 있지만 경쟁할 만한 공포 영화가 없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대중을 잡은 덕에 관객층도 넓어졌다. CGV에 따르면 신작은 30대가 31.7%로 가장 많이 봤지만 40대(26.9%), 50대(20.3%), 20대(18.3%) 등 관객층이 고루 분포한다. 5편 ‘프로메테우스’와 6편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각각 30대가 45.5%, 37.5%로 대다수를 차지한 것과 다른 상황이다. 서지명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향수를 찾은 40, 50대와 공포 영화를 즐기려는 20, 30대가 함께 유입되며 흥행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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