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검사때 前영부인 찾아가 조사” 金여사 특혜 주장에 선그어

이상헌 기자 2024. 8. 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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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검사 시절에 전직 대통령 부인, 전직 영부인에 대해서 멀리 자택까지 찾아가서 조사를 한 일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지난달 검찰의 김건희 여사 '제3의 장소 조사' 논란에 대해 "모든 조사는 원칙적으로 임의조사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방식이나 장소가 정해질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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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기자회견]디올백-도이치 의혹 수사
尹 “여러가지 고려 조사방식 정해
제2부속실 준비중, 장소 마땅찮아”
2012년 권양숙 참고인 조사 언급에… 법조계 “金여사 피의자, 차이있어”


“나도 검사 시절에 전직 대통령 부인, 전직 영부인에 대해서 멀리 자택까지 찾아가서 조사를 한 일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지난달 검찰의 김건희 여사 ‘제3의 장소 조사’ 논란에 대해 “모든 조사는 원칙적으로 임의조사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방식이나 장소가 정해질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0일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및 디올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김 여사를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비공개로 조사한 후 불거진 ‘특혜 조사’ 논란에 선을 그은 것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저에서 조사했던 경험이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는 두 사건 모두 피의자 신분이었고, 권 여사는 참고인 신분이었던 만큼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2012년 봉하마을서 권양숙 여사 조사 언급

尹회견 지켜보는 참모진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비서관, 이도운 홍보수석비서관(사진 가운데 줄 왼쪽부터) 등 참모진이 배석해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은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검찰 조사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다는 비판도 있다’는 질문에 “조사 방식이라는 것이 정해진 것이 아니다”라며 “그래서 저도 과거에 사저를 찾아가서 조사했다”고 답했다. 이어 “수사 처분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 안 하는 게 맞다”며 “가족과 관련된 일이라면 더더군다나 언급 안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다음 달 6일 열리는 만큼 말을 아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사건은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가 미국 호화 아파트 구매대금을 불법 송금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이던 윤 대통령이 수사를 담당했다. 2012년 7월 대검 중수1과장에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윤 대통령은 직무대리 형식으로 계속 수사를 진행했고, 같은 해 8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해 권 여사를 조사했다. 앞서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40만 달러의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2009년 부산지검에 출석해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조사를 받았다.

반면 현직 대통령 부인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건 김 여사가 처음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지난달 23일 김 여사 조사 논란에 대해 “검찰이 수사 방식과 조사 장소를 정하는 데 있어 국민 눈높이를 더 고려했어야 한다”고 했다.

● “제2부속실 장소가 마땅치 않아”

윤 대통령은 김 여사를 보좌할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 “설치하려고 지금 준비하고 있다”며 “부속실을 만들려면 장소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마땅한 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소가 잘 준비되면 부속실이 본격적으로 좀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 가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오면 제가 임명하게 돼 있는 것”이라며 “여야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문제를 연관 짓고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해주면 임명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공간이 없어서 못 만드는 건 변명치고는 참 궁색한 것 같다”며 “제2부속실을 만들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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