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어도 건강 진단…스마트 마스크 나왔다

홍아름 기자 2024. 8. 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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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모니터링하는 개인 맞춤형 웨어러블 기기가 급부상하는 가운데, 이제는 숨만 쉬어도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기기가 나왔다.

웨이 가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칼텍) 교수 연구진은 날숨을 분석해 다양한 질병을 실시간으로 진단하는 스마트 마스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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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칼텍 연구진, 숨 내쉴 때 나오는 물질 감지하는 센서 장착
숨 쉬는 것만으로도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마스크./칼텍(Caltech)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개인 맞춤형 웨어러블 기기가 급부상하는 가운데, 이제는 숨만 쉬어도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기기가 나왔다.

웨이 가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칼텍) 교수 연구진은 날숨을 분석해 다양한 질병을 실시간으로 진단하는 스마트 마스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이날 공개됐다.

기존 스마트 마스크는 주로 호흡할 때의 온도나 습도, 속도 같은 신체적 변화를 측정했다.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한 마스크 ‘이비케어(EBCare)’는 숨을 내쉴 때 나오는 화학 성분인 ‘호기 호흡 응축물(EBC)’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EBC에는 기도의 염증 정도를 알 수 있는 화학 물질 ‘아질산’이나 알코올, 요소 관련 물질이 포함된다. 이 중 아질산 수치는 천식 증상이 심해질수록 높아진다.

특히 호흡을 분석하기 위해 날숨을 액체로 바꿔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마스크 자체만으로 해결했다. 기존 임상 환경에서는 날숨을 차갑게 식히기 위해 아이스버킷이나 대형 냉각 장치를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수동 냉각 시스템을 이용해 간단히 냉각한다. 수동 냉각 시스템은 별도의 에너지 소모 없이 특정 소재를 활용해 물체의 표면 온도를 낮추는 기술이다.

액체로 바뀐 날숨은 얇은 모세관을 따라 센서로 이동한다. 식물이 땅에서 물을 끌어 올릴 때 사용하는 ‘모세관 현상’을 응용했다. 모세관 현상은 액체가 중력과 같은 외부의 힘 없이도 좁은 관을 타고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현상이다. 센서에서 나온 분석 결과는 무선으로 휴대전화나 태블릿, 컴퓨터로 전송된다. 가오 교수는 “스마트 마스크의 재료 비용은 약 1달러(약 1300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제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환자를 대상으로 마스크를 테스트해 아질산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알코올이나 요소와 관련된 성분도 감지할 수 있었다.

가오 교수는 앞서 인간의 땀을 분석해 대사산물이나 영양소, 호르몬, 단백질의 수치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로 날숨에서 나오는 물질도 분석할 수 있게 됐다. 가오 교수는 “환자의 호흡 모니터링은 호흡기 질환을 평가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검체 채취를 위해 병원에 반드시 방문해야 하고 결과가 나오는 데에도 긴 시간이 필요했다”며 “마스크를 쓰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건강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칼텍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일종의 개념 증명”이라며 “다양한 생체 지표를 추가하면 실시간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호흡기 질환을 진단하는 데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n6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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