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文 정부 때 독도 예산 삭감도 ‘독도 지우기’였나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지시로 ‘독도 지우기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 지 하루 만인 29일, 이 위원회 소속 전현직 의원들이 경기도 성남시청에 들이닥쳤다. 2012년부터 10년간 독도 영상을 실시간 전송 받아 송출하던 영상이 노후화돼 2022년 말부터 시정 홍보물로 대체됐는데, 여기에 윤석열 정부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기 위해서였다.
민주당은 윤 정부가 ‘친일·매국’을 한다고 주장하며 지난해부터 이런저런 ‘증거’를 제시해 왔다. 그중 하나는 윤 정권이 교육부 산하 동북아역사재단의 ‘일본 역사 왜곡 대응 연구’ 예산과 ‘독도 주권 수호’ 예산을 삭감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과 5년 전, 문재인 정부 때 똑같은 일이 있었다. 일본 역사 왜곡 대응 예산은 문 정부 출범 이후 차츰 줄어들어 2018년 11억8800만원이었던 것이 2019년에는 6억8500만원으로 깎였다. 재단 산하 독도연구소에 배정된 예산도 2018년 8억9980만원에서 2019년 6억6200만원으로 줄었다.
“역사 왜곡, 독도 대응 예산을 대폭 깎다니, 제정신인가. 역사를 지우고 독도를 일본에 팔아넘기려 하나.” 지금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문재인 정부는 이런 공격을 받아 마땅하다. 물론 문 정부가 독도를 지우려 했을 리는 없다. 재단에 따르면 당시 ‘재정 자율사업 평가’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 예산이 삭감됐었고, 이후 다시 늘었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 영토를 지우려 한다는 게 애초에 말이 되는 발상인가.
지하철 역사의 독도 조형물 철거는 새 단장을 위해서라고 정부가 설명했는데도 민주당은 ‘독도 지우기’라고 핏대를 올린다.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보상 해법인 ‘제3자 변제’ 방식도 문재인 정부 시절 문희상 국회의장, 강창일 주일대사 같은 이들이 먼저 제시했던 것인데, 윤석열 정부가 내놓으니 민주당은 “굴욕 외교” “제3자 뇌물죄”라고 한다. 친일 몰이 광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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