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카 팔렸는데…'장기 매물' 한앤컴퍼니 케이카는 '우울'
호실적에도 주가 괴리감 여전
대기업 진출한 시장 분위기 변화도 악재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카 한앤컴퍼니(한앤코)는 올해 엑시트(투자금 회수) 목록 최상단에 케이카를 올려두고 있다. 한앤코는 2018년 4월 SK엔카의 중고차 오프라인 사업부를 2000억원에 인수한 후 앞서 500억원에 사들인 CJ그룹 계열 렌터카 업체 조이렌터카를 합병해 케이카를 출범했으며, 유한회사 한앤오토서비스홀딩스를 통해 케이카 지분 7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우선 케이카의 최근 실적은 양호하다. 케이카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1934억원, 영업이익 35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38%, 5.30% 오른 수치다. 올해 3분기 시장 컨센서스(전장치) 역시 매출 6007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13.63%, 14.67%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원금 회수 역시 배당 등을 통해 일부 마친 상황이다. 2022년부터 분기 배당을 시작한 케이카는 분기마다 배당을 통해 수익을 챙겼다. 또 올해는 1분기 분기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190원에서 250원으로 높였고 2분기에도 300원까지 늘리는 등 배당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7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그간 배당으로만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인수합병 시장 내에서 케이카의 위치는 비교적 좋지 않다. 케이카는 그간 사업분야가 겹치는 SK네트웍스의 SK렌터카,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의 오토플러스와 함께 인수합병 시장에 등록된 중고차·렌터카 업체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으나 최근 SK렌터카가 먼저 시장을 떠나면서 다시 원매자를 기다려야 하는 시점을 맞이했다.
SK렌터카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지난 20일 SK렌터카 지분 100%를 SK네트웍스로부터 약 82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통해 매각이 완료됐다. 중고차 사업 부문에서는 아직 큰 역량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으나 렌터카 부문에서는 롯데렌탈에 이은 국내 2위 규모로 인수자의 구미를 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스피 상장사인 케이카는 29일 전날보다 0.59% 내린 1만34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2년 말부터 2년째 1만원선에 횡보하고 있고, 연중 최고가인 고점(2024년 6월 18일, 1만5000원) 대비로도 10.46% 내린 결과다.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기준점이 되는 주가가 최근 약세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 시장에 처음으로 매물을 등록했을 당시보다 제값을 받고 매각할 여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기업 위주의 시장 재편에 접어든 중고차·렌터카 업황도 케이카의 매각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중고차 판매 시장은 현대차, 기아 등 완성차 제조사들이 신규 사업자로 등장하면서 완성차 업체에서 직접 운용하는 차량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다. 렌터카 업황 역시 SK렌터카가 매각되는 등 대기업이 정리하려 하는 사업분야로 주목받으며 성장성이 결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고차·렌터카 시장이 과거보다 성장하면서 케이카 등 업체들의 수익성이 우상향해왔으나, 최근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사업 판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향후 사업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이 와중에 SK렌터카가 먼저 매각되면서 한앤코의 케이카 엑시트 속도가 더욱 더뎌진 꼴이 됐다. 케이카뿐만 아니라 한온시스템, SK해운 등 올해 한앤코가 매각을 추진 중이나 난항을 겪는 다른 포트폴리오도 속도가 더뎌질 수록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높은 몸값을 고수하던 한앤컴퍼니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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