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이해 안돼” 학원 찾는 직장인들... 성인 231만명 ‘초3′ 수준 문해력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 등은 할 수 있으나 문해력이 낮아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성인이 23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읽기 등이 불가할 정도로 기초 문해력을 갖추지 못한 성인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나, 독서 문화가 사라지는 등 이유로 문해력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성인이 여전히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29일 ‘제4차 성인문해능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작년 국내 성인 중 3.3%인 146만명이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가 불가능한 수준1으로 조사됐다. 수준1은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의 학습이 필요한 성인을 가리킨다. 2020년 3차 조사 때의 4.5%보다는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는 할 수 있지만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수준2는 5.2%(231만명)로 2020년 조사 당시 4.2%(186만명) 보다 1%(45만명) 늘었다. 수준2는 초등학교 3~6학년 수준의 학습이 필요한 상태다.
교육계에서는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성인들이 활자 문화와 멀어지며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성인들 문해력 향상을 위한 교육 업체를 운영하는 조창훈(51)씨는 “주로 업무 이메일이나 보고서를 읽고 뜻을 파악하지 못해 고민인 직장인 수강생이 많이 찾는다”며 “일상생활에서 활자를 접할 기회가 줄며 단어의 뜻과 문맥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성인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성인들을 상대로 온라인상에서 문해력 교육을 하는 작가 이승화(36)씨는 “기본적인 문해력은 갖췄으나 범람하는 디지털 용어나 외래어에만 익숙해져 업무 용어 등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분들이 많다”며 “아이를 육아하며 그림책을 읽어주는데 해석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을 깨닫고 오는 부모들도 있다”고 했다.
기본적인 문해력은 갖췄으나 일상에 어려움을 겪는 수준2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학생들 국어 실력이 매년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매년 중3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어에서 보통 학력 이상 수준을 받은 중3 비율이 2017년 84.9%에서 작년 52.1%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편 성인문해능력조사에 따르면, 중학교 1~3학년 수준의 학습이 필요한 수준3은 11.4%에서 8.1%로 3.3%p 줄었다. 수준3은 단순한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공공·경제생활 등 복잡한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것은 미흡한 수준이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문해능력을 갖춘 수준4는 79.8%에서 83.4%로 3.6%p 증가했다.
교육부는 2006년 ‘성인 문해교육 지원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약 70만 명을 지원했다. 최창익 교육부 평생직업교육정책관은 “기본적인 읽기·쓰기·셈하기 외에도 디지털·생활·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문해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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