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美, 中과 소통강화 합의에도 민감 현안엔 평행선
남중국해·우크라 전쟁·반도체 규제 등 예민한 현안선 견해차 노출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책사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면담하고 사흘간의 첫 중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이뤄진 방중 기간 설리번 보좌관은 시 주석과 중국군 2인자인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카운터파트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연쇄 회동해 현안을 논의했다.
중국중앙TV(CCTV)와 외신 등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면담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두 대국으로서 세계 평화의 안정적 원천이자 공동 발전의 추진체가 돼야 한다"며 "미국이 긍정적이고 이성적인 태도로 중국의 발전을 바라보고 서로의 발전을 도전이 아닌 기회로 여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몇 주 안에 시 주석과 소통하길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중국과) 고위급 외교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그는 시 주석과 마약문제, 군(軍) 당국간 소통, 인공지능(AI) 안전 및 리스크 등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때의 약속을 추가로 이행하는 방안과 양안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남중국해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시 주석과 설리번 보좌관의 만남에는 왕 주임을 포함한 중국 측 관리들도 참석, 시 주석이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구도로 이뤄졌다.
이번 면담이 예방 형식임을 감안할 때 시 주석과 설리번 보좌관이 특정 현안을 자세히 논의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자국의 입장을 강조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장 부주석과도 이례적으로 회동했다.
중국 국방부와 백악관에 따르면 양측은 대만 문제 등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확인했지만 전구(theater) 사령관급 전화 통화를 비롯한 정기적 군 대 군 소통의 중요성에는 공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와 관련,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가진 방중 결과 브리핑에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과 중국군 남부전구 사령원이 통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측과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는 설리번 보좌관의 카운터파트인 왕이 주임과 전략 소통에서 이뤄졌다.
그는 지난 27~28일 이틀간 베이징 근교 휴양지 옌치후(雁栖湖)에서 왕 주임과 양자 현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그는 "미국의 정책 목표는 미·중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라며 "상호 이해를 증진하며 오해와 오판을 줄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이에 대해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협력 및 윈-윈(Win-win) 등 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양측은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등 민감한 현안에서 팽팽하게 맞서며 절충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수주 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 통화를 추진하는 데에는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리번 보좌관은 방중 결과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에서 중국 측과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며 중국 측에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말라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과 왕 주임 간 소통 채널은 지난해 2월 정찰 풍선 문제로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한 지 3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처음 시작돼 몰타, 워싱턴, 태국 방콕 등에서 이어졌고 베이징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 간 이번 회동을 두고 외신의 앞선 평가와 마찬가지로 양국이 예민한 현안을 놓고는 충돌했지만 긴장을 완화하고 갈등을 관리하는 데에는 도움이 됐다는 해설이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리번 보좌관의 방중을 앞둔 지난 26일 '미국-중국 간 비밀스러운 막후채널(backchannel)의 내부 이야기'란 제목 기사에서 양국 최고 외교 책사의 회동은 두 강대국 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으나 양국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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