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위기, 망설이지 말고 도움 청해야[기고/손은령]

손은령 한국상담학회장·충남대 교육학과 교수 2024. 8. 2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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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국민들이 겪고 있는 '마음의 위기'다.

마음의 위기는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국민들이 겪는 마음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심리상담 서비스 제공에 나선 것이다.

많은 국민이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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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령 한국상담학회장·충남대 교육학과 교수

한국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국민들이 겪고 있는 ‘마음의 위기’다.

마음의 위기는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청소년은 과도한 경쟁으로 힘들어하고, 청년층은 취업난 등으로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교사들은 교권 추락으로 자부심을 상실하는 모습이다. 고립감과 허무함에 경제적 곤란까지 겹치며 힘들어하는 고령층도 늘고 있다.

지역과 계층, 세대 간 갈등도 커지는 중이다. 이런 위기는 저출생, 고립청년 증가, 자살률 급증 같은 지표로 사회에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한자로 풀어보면 ‘위급한 위(危)’와 ‘기회 기(機)’가 합친 말이다. 위급하긴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면 지금까지 해가 되거나 문제가 되는 방식을 이어왔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했지만 상황을 ‘변화(change)’시키면 ‘기회(chance)’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위기에 놓인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상담이다. 상담 과정에서 사람들은 힘과 용기가 생기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상담자는 찾아온 내담자가 자신의 삶과 당면한 문제들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상담은 위기에 놓인 사람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방식을 돌아보고 문제를 확인한 후 삶의 방식을 바꾸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그리고 상담이 효과를 거두려면 내담자가 자신의 상황을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보던 시각을 바꿔야 한다. 관점이 바뀌어야 새로운 시야와 따뜻한 시선으로 자신과 상대방, 우리를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모든 과정은 전문심리상담사와 함께여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정부도 최근 마음의 위기를 보는 시각을 ‘치료’ 중심에서 ‘예방·회복·돌봄’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해 12월 5일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에 참석해 ‘예방에서 회복까지’라는 비전을 제시한 것도 정책 관점의 전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비전 선포에 이어 올해 7월에는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인 ‘이맘때’(이젠 마음을 돌봐야 할 때)를 시작했다. 국민들이 겪는 마음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심리상담 서비스 제공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성장 일변도로 내달렸고, 국민들은 자의든 타의든 성과 중심의 삶을 살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누가 더 잘하나, 더 빠른가, 더 높은가를 보느라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헝클어지고 메말라 있는지 돌아보지 못했다. 설사 돌아봤다고 해도 누적된 슬픔과 분노, 좌절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까지는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이제 혼자 풀지 못해 밀쳐뒀던 마음의 문제들을 함께 풀어줄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몸이든 마음이든 아플 때는 도움을 청하는 게 최선이다. 그리고 힘을 더해줄 수 있는 전문심리상담사들이 도움을 주기 위해, 어려움을 함께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길 기대한다.

손은령 한국상담학회장·충남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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