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성범죄' 저지르고 "형평성" 운운..고영욱의 호소가 우스운 이유 [Oh!쎈 초점]
[OSEN=김나연 기자] '연예계 전자발찌 1호' 고영욱의 유튜브 계정이 폐쇄됐다.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자신의 계정에 억울함을 호소한 고영욱은 이의제기까지 하고 나섰다.
고영욱은 지난 5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대중과 소통에 나섰다. 그는 'Go!영욱 GoDog Days' 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든 뒤 자신의 소셜 계정에 "부끄러운 삶을 살았습니다..집에서 넋두리하며 형편없이 늙고 있는 거 같아서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두서없이 유튜브를 시작해 봅니다..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라며 채널을 홍보했다.
채널 소개란에는 "고고한 남자와 개들의 일상..고감성 Embracing solitude with my dogs.."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첫 영상은 "Fresh"로, 고영욱의 미공개곡과 함께 반려견의 일상이 담겼다. 고영욱의 유튜브 시작 소식에 대중은 분노했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전자발찌 1호 연예인'이라는 불명예 타이틀까지 얻었던 그가 활동 복귀 시동을 거는 것에 항의가 빗발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고영욱은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에서 미성년자 3명을 총 4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 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로 구속 기소됐다. 이미 당시 13세였던 A양, 17세 B양에 대해 각각 성폭행, 강제 추행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상황에서 C양(14세)을 본인의 승용차에 태워 강제 추행한 혐의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구속된 것. 재판부는 2013년 고영욱에게 징역 2년 6개월, 전자발찌 부착 3년, 신상정보 공개 고지 5년을 선고했다.
이후 교도소에서 2년 6개월간 복역한 고영욱은 2015년 7월 만기 출소했다. 그는 "이곳에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제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살겠다"며 "내 인생에서 감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 뒤 3년간 전자발찌 부착기간동안 두문불출하던 고영욱은 신상정보 공개 기간까지 모두 끝난 2020년 11월, 인스타그램을 개설하고 대중과 첫 소통을 시도했다.
그는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살아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수는 없기에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의 경우 유죄 판결을 받은 강력범죄자들이 계정을 만들거나 활동하는 것 자체가 약관상 금지돼 있다. 이에 고영욱의 계정은 인스타그램 규정에 따라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고영욱은 한 유튜브 채널 인터뷰를 통해 "전과가 있는 사람은 아예 세상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식의, 어디 가서 죽어라 하는 식의 얘기는 많이 힘이 빠지더라", "제가 비난을 받아야 할건 당연한데 아예 사회에 나오지 말라고 하는것들은 제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표하기도 했다.
한 차례 복귀에 좌절한 고영욱은 그 뒤 4년만에 다시 세상 밖에 나오기를 꾀했다. 사실 X(구 트위터)는 성범죄자의 계정개설에 대한 규제가 없는 탓에 고영욱의 X계정은 여전히 활성화 돼 있다. 그가 그토록 원하는 '소통'을 위한 창구는 이미 마련돼 있는 셈이다. 실제 올해 4월 룰라 동료였던 이상민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한 전적도 있지만, 이에 멈추지 않고 이번에는 유튜브의 문을 두드렸다.
비난 여론을 예상했는지 유튜브의 댓글은 처음부터 막힌 상태였다. 하지만 X를 통해서는 대중들의 분노를 고스란히 받았다. 고영욱의 유튜브 홍보글 인용창에는 "우연히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영상이라도 뜰까 무섭다", "미성년자를 성폭행했으니 부끄러운거야 당연하다. 근데 뭐하러 나오냐", "전자발찌 뗐다고 모든게 용서되는 건 아닌데", "유튜브 채널 신고하자"는 반응이 쏟아졌다.
고영욱은 이미 KBS·EBS·MBC 등 TV채널에 출연금지 명단에 올라와있지만, 유튜브의 파급력은 TV를 능가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TV가 없는 집이 많아지고, 유튜브나 OTT로 방송을 보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유튜브의 경우 해당 계정이나 콘텐츠가 강력범죄에 연관돼 있지 않는 이상 사용자가 과거 강력범죄 기록이 있다는 것만으로 계정을 정지시키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강력범죄자에 대한 영구정지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결국 많은 이들의 항의 속에서 고영욱의 채널은 개설 18일만인 23일, 유튜브 가이드라인 위반을 이유로 폐쇄됐다.
그러자 고영욱은 또 한번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밤사이에 제 유튜브 채널이 폐쇄가 된 것 같네요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유해한 컨텐츠를 올린 것도 아닌데 유튜브 측에서 없는 규정을 한 개인에게만 적용시킬 수 있는 건지.. 법의 처벌을 다 치렀는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과연 이게 형평성에 맞는 건지.."라고 반발했다. 자신에게 응원 메일을 보내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건 덤. 이에 더해 26일에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측에 계정 삭제조치에 대한 이의 신청을 했다. 유튜브는 채널이 폐쇄되면 이유를 설명하는 이메일이 전송된다고 공지했지만, 채널 폐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 고영욱의 입장이다.
결국 고영욱의 주장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모든 법적 처벌을 받았으며,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계정을 폐쇄시키는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법적 처벌을 받았다 해서 이미 저지른 죄나 피해자의 상처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법적 처벌과 도덕적 책임은 별개다. 굳이 '세상과 소통'을 빌미로 전 세계의 불특정 다수가 볼수 있는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통해 공개적인 활동을 하려는 것은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싶다는 의미인데, 사회 통념상 반발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임에도 자꾸만 억지를 부리니 황당할 따름이다.
또 같은 전과자라도 다른 이들의 계정은 폐쇄시키지 않으면서 자신의 계정은 폐쇄시키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공감하긴 어렵다. 구글은 미국 회사로, 미국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같은 성범죄 중에서도 아주 심각한 중범죄로 다뤄진다. 이들 입장에서는 미성년자 세 명을 상대로 여러 차례 성범죄를 저질렀던 고영욱이 다른 범죄자들과 동일선상에 놓이는 것이 오히려 형평성에 맞지 않는 셈이다. 애초에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전자발찌까지 착용했던 인물이 부당대우를 주장하고 억울함을 호소한들 대중들은 "양심도 없냐"는 말밖에 돌려줄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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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고영욱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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