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관할 부처따라 자립수당 받기도, 못받기도?…퇴소아동 지원법 손본다

윤준호 2024. 8. 2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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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하고 사촌오빠 둘이 가해자인 사건이에요. 엄마는 그걸 알고 있었는데, 보호하기는커녕 알면서도 방관했죠. 그러니까 쟤는 믿을 만한 어른이 없는 거예요."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허민숙 입법조사연구관은 "부모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 피해자라는 점에서 아동양육시설에 입소하는 아동·청소년과 다를 바 없거나, 더 나쁜 상황에 있는 특별지원 보호시설 퇴소 청소년은 자립수당 지원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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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와 달리, 일부 여가부 관할 시설은 자립지원 규정 없어
김남희 의원, 형평성 논란 해소 위해 아동복지법 개정안 발의
“삼촌하고 사촌오빠 둘이 가해자인 사건이에요. 엄마는 그걸 알고 있었는데, 보호하기는커녕 알면서도 방관했죠. 그러니까 쟤는 믿을 만한 어른이 없는 거예요.”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18일 발간한 현장실태조사 보고서에 담긴 한 특별지원 보호시설 A 시설장의 말이다. 특별지원 보호시설은 친족 성폭력 피해자에게 제공하는 시설이다. A 시설장은 “(가족이) 애(성폭력 피해자)를 거짓말쟁이로 몬다”며 “기적같이 사는 애”라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 시설에서 퇴소 이후 피해 청소년들의 자립을 지원할 제도가 없다는 점이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허민숙 입법조사연구관은 “부모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 피해자라는 점에서 아동양육시설에 입소하는 아동·청소년과 다를 바 없거나, 더 나쁜 상황에 있는 특별지원 보호시설 퇴소 청소년은 자립수당 지원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현행법의 자립지원 대상을 넓히는 법안이 발의됐다. 기존 법은 보건복지부 관할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에서 보호가 종료된 아동(18세 미만인 사람)들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자립지원정책의 사각지대가 매우 크게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은 자립지원아동을 아동복지시설 외 특별지원 보호시설에 거주 중인 아동 등으로 확대 규정하는 내용의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20일 대표 발의했다. 부처마다 개별법으로 정하고 있는 자립지원 대상을 아동복지법에 포괄적으로 정의해 부처 칸막이를 없애는 것이 목적이다. 현행법에서는 복지부 관할 시설과 일부 여가부 관할 시설 등의 퇴소 아동만 자립지원이 규정돼 있었다면 도움이 필요한 모든 아동의 자립을 일괄해서 관리하고 지원하자는 것이다.

자립지원정책의 범위가 협소하다는 지적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지난 3월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위기 아동·청소년 자립지원의 사각지대와 정책 과제’에서 이상정 연구위원은 “아동·청소년·소년보호체계의 시설에서 퇴소해 성인기로 이행하는 자립 과정에서 지원이 필요한 모든 위기 아동·청소년을 포괄해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립준비청년이라는 용어가 복지부 관할 아동복지시설 퇴소 또는 보호종료 청년에게만 사용되도록 법적 구속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립지원서비스 격차 및 사각지대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위기 아동·청소년을 지원하는 다부처를 기능 중심으로 하나의 부처로 통합하고, 해당 부처에서 관련 예산을 집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국회엔 2019년과 2021년에 시설이 어떤 법률에 적용받는지와 상관없이 형평성 있게 자립을 지원하자는 목적으로 ‘자립지원대상 아동·청소년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허민숙 입법조사연구관은 “아동복지법을 개정하든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든 자립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국가가 동등하게 지원해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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