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외압 의혹, 실체 없어"...대통령 강경 발언에 野 채상병 특검법 재추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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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실체가 없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에 관심이 컸다.
특히 "지난번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관련 청문회를 저도 잠깐 봤는데, 이미 거기서 외압의 실체가 없다는 게 자연스레 드러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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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조건부 수용' 입장서
"의혹 실체 없다" 더 강경모드
김건희 여사 검찰 수사 논란에
"나도 전직 영부인 자택 갔다"
제2부속실 설치 더딘 이유엔
"용산엔 靑과 같은 장소 없어"
野 "실체 드러나는데 기가 막혀"
제3자 추천 포괄한 특검법 재추진
국민의힘 설득, 여권 분열 노림수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실체가 없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지난 5월 초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선(先) 수사-후(後) 특검'이라는 '조건부 수용' 제안에 비해 한결 강경해진 입장 표명이다. 야권은 "특검 필요성만 확인한 기가 막힌 답변"이라며 추석 전 제3자 추천안까지 포괄한 채 상병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고 못 박았다. 윤 대통령과 야권의 충돌로, 하반기 정국이 다시 격랑에 휩싸일 공산이 커졌다.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에 관심이 컸다. 제3자 추천 중재안을 담은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과연 수용할 것인지,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이 불거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일단 선을 그었다. 특히 "지난번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관련 청문회를 저도 잠깐 봤는데, 이미 거기서 외압의 실체가 없다는 게 자연스레 드러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못을 박았다. 자신의 격노설 등 외압 의혹의 실체를 일축한 것이다.
'특검 무용론'에도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기자회견 때만 해도 수사가 미흡하면 제가 먼저 특검하자고 했는데 (지금 보니까) 수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번 경찰이 수사 결과를 거의 뭐 책을 내듯 발표했던데, 언론이나 많은 국민들이 이의를 달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수사가 엄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야권의 특검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특검법에 대해 두 번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도 적극 해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이 '명품백 뇌물 수수 의혹'을 무혐의로 결론 내린 것을 두고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가족과 관련한 일이라 수사 처분에 대해 언급하는 게 맞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검사 시절 저도 전직 영부인에 대해 멀리 자택까지 직접 찾아가서 조사를 한 일이 있었다"고 엄호했다.
영부인 공식 보좌 조직인 제2부속실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청와대만 해도 배우자가 쓰는 널찍한 공간이 있는데 용산은 그런 마땅한 장소가 없다"며 "장소만 준비되면 본격적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연초 제2부속실 부활을 공언한 바 있다. 대통령 가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에 대해선 "국회에서 정해주면 임명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적반하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채 상병 외압 의혹 관련 대통령실 개입 정황이 속속 확인되는데 오히려 실체가 없다고 주장하니 기가 막히고 궁색하다"(조승래 수석대변인)는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일단 추석을 '디데이(D-day)'로 제시했다. 그때까지 야6당과 함께 채 상병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한동훈 대표가 띄운 제3자 특검 추천과 관련해 대법원장이나 국회의장 동의 버전까지 다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거부권과 국민의힘 의원들 동의를 감안, 폭넓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여권 분열 노림수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동의를 이끌어 낸다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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