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c울산방송 최대주주 SM그룹, 부당 경영 간섭·방송법 위반 논란

윤유경 기자 2024. 8. 2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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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 구성원들, 대주주 SM그룹 "부당 경영 간섭 중단하라" 규탄
대주주 방송법 위반 논란도…방통위 책임 방기 비판 제기돼
SM그룹"시정명령 이행노력…계열사 개별 현안 의견 준 적 없어"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언론노조 ubc울산방송지부,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SM R&D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언론노조 ubc울산방송지부 제공.

ubc울산방송 구성원들이 최대주주 SM그룹이 소유 경영 분리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부당하게 경영 간섭을 하고 있다며 규탄하고 나섰다. SM그룹이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사 소유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방송법을 위반하고도 시정하지 않고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ubc 경영진과 SM그룹측은 부당한 경영 간섭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SM그룹측은 방송법 위반에 대해 이행 노력에도 적절한 매각 대상자를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언론노조 ubc울산방송지부(이하 노조),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SM R&D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M그룹은 UBC 대여금을 즉각 반환하고 부당한 경영 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SM그룹의 계열사인 '케이엘홀딩스'는 지난해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ubc 자회사인 'ubc플러스'의 아파트 분양대금 155억 원(연리 6.3%)을 빌려갔다. 노조는 이 과정이 UBC 이사회에는 전혀 보고 되지 않았고 다른 주요 주주들은 이 같은 자금 대여 현황조차 아예 모르고 있었다며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19일 성명에서 “아파트 분양 계약자들이 공사 대금으로 쓰라고 납부한 분양대금을 최대주주가 계열사의 운영자금으로 빼 쓰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며 “더욱이 지난 6월 초 상환 기간이 도래했음에도 최대주주 측에선 전화 한 통 만으로 반환을 또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 케이엘홀딩스는 지난 23일 대여금 155억 원을 UBC플러스에 전액 상환했다.

부동산 개발 등과 관련된 SM그룹의 경영 간섭이 지속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노조는 SM그룹 측 전화 한 통으로 2019년 4월 ubc가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 수유리 소재 부동산을 사내유보금 150억 원을 들여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울산 출신 서울 유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를 신축한다'는 명분이었지만, 그 해 연말 울산시의회의 관련 예산 심의에서 좌초돼 아무런 수익 창출도 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최근 해당 부동산 매수 희망자가 나타났음에도 ubc 경영진이 최대주주 측에서 '매각하지 말고 개발하라'는 지침을 받아 이를 따르려하고 있다며, 매각과 개발 사이에서 수차례 계획이 바뀐 사이 2019월 4월 인수 당시 270억 원에 이르렀던 ubc 현금성 자산이 5년이 지난 현재 사실상 0원이 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SM그룹을 향해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SM그룹 계열 건설사 일감 확보에만 열중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SM그룹에서 감사팀 6명을 투입해 ubc 사원급 직원까지 대상으로 한달 간 감사를 진행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관련해 노조는 “감사가 굳이 필요했다면 ubc 경영진의 경영 행위에 대해서만 국한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사원급 직원의 휴일 근무 내역까지 파악해 소명을 강요하는 납득할 수 없는 월권과 점령군의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방송법8조 위반 상황인 대주주 SM그룹

현재 SM그룹은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사 소유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방송법8조 위반 상황이다. ubc의 최대주주는 SM그룹의 지주사격 회사인 '삼라'다. 삼라는 ubc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2019년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았다.

방송법8조는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대기업은 지상파 방송사의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는데, SM그룹의 자산총액은 2021년 기준 10조 원이 넘었다. 현재 자산은 약 17조 원으로 2023년 기준 재계 순위 30위인 대기업이다.

이에 방통위가 SM그룹에 2021년부터 총 네 차례 시정명령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통위가 시정명령서만 보낼 뿐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언론노조 산하 지역민방노조 9곳이 모인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지역민영방송사들의 최대주주가 공익과 공공성은 뒷전인 채 부당한 간섭과 전횡을 일삼는 게 가능했던 배경에는 지상파 방송사의 공공성을 관리, 감독해야 할 방통위의 무능과 방임에 기인한 바가 크다”며 “그룹 자산이 17조 원이 훌쩍 넘어 지역민방 최대주주 자격을 이미 오래 전에 상실한 방송법 위반 상태임에도 방통위는 지금껏 제 역할과 책임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통위에 즉각 실태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언론노조 ubc울산방송지부, 지역민영방송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SM R&D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언론노조 ubc울산방송지부 제공.

지난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M그룹의 ubc 소유는 방송법 위반이라며 방통위의 시정조치와 지상파 소유 실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이 의원실이 지난주 방통위에 ubc 문제와 관련해 문의했으나 방통위는 “현실을 모르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대기업에 의해 방송의 공공성이 침해되지 않도록 규제하는 방송법이 위반되고 있는데 방통위가 제대로 된 조치를 내려야 한다”며 “ubc 소유 문제에 관해 확실한 시정조치와 함께, 지상파 방송국 소유 실태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도 강력히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위원장 직무대행)은 이에 대해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 미비점이 없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SM그룹 “시정명령 이행 노력 했으나 어려움 있어…계열사 개별 현안 의견 준 적 없어”

ubc 경영진은 분양대금을 계열사의 운영자금으로 빼냈다는 노조의 비판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ubc 경영정책국 관계자는 29일 미디어오늘에 “자회사 ubc플러스는 주식회사로 별도 이사회가 있으며, 자회사의 정식 이사회 승인을 통해 계열사 간 자금거래가 이뤄졌다”며 “모회사 이사회의 승인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며 주주에게 보고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수유리 소재 부동산 매입 논란에 대해서는 “2023년 말 ubc의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93억 원, 올해 7월 현재 79억 원으로 추정한다. 현금성 자산은 15억4000만 원”이라며 “ubc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의 감소는 영업손실로 발생한 것이며 현금성 자산의 감소 또한 영업손실의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SM그룹이 '매각이 아닌 개발'이라는 지침을 내라는 등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했다는 비판 관련해선 “사실이 아니다. 수유리 관련 매각 여부는 전적으로 ubc가 판단하라는 것이 SM그룹의 기본 입장”이라며 “다만 ubc는 최근 서울시와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 등을 면밀히 검토해 어떻게 하는 것이 당사에 이익이 될지 판단한 뒤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M그룹측은 같은 날 미디어오늘에 방송법 위반 상황에 대해 “방통위 시정명령을 이행하려는 노력을 해왔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SM그룹 관계자는 “(SM그룹은) 원래 10조 원 이하 규모 회사였는데 불가피하게 17조 원까지 기업 규모가 커졌다. 그렇다고 기업 규모를 줄일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방송법 (위반) 부분이 있어 매각을 검토해 매각 대상자를 찾아봤으나 적절한 매각 대상자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통위측에서 경쟁력 있는 대주주들이 들어오기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부분을 (고려)하고있기 때문에 다각도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해당 관계자는 최근 실시된 감사를 두고 “일상적인 계열사 정기 감사”라며 “대부분 계열사는 3년에 한 번씩 정기 감사를 실시한다. ubc는 계열사에 편입된 지 5년 정도 됐는데 시점이 애매해 이번에 처음 감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징계 등의 (감사) 내용이 나온 것이 아니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감사) 내용이 나온 정도”라고 말했다.

SM그룹측은 수유리 소개 부동산 매입 논란과 ubc플러스 분양대금 등에 대해선 “SM그룹은 계열사 개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준 적 없다. 계열사 개별 현황에 대해 일일이 입장을 내놓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전적으로 ubc의 판단에 의해 진행될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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