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딥페이크 예방 홍보물 ‘피해자 손가락질’ 물의

강현석 기자 2024. 8. 29. 21: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 홍보물(사진)을 만들면서 피해자에게 집단으로 손가락질하는 모습이 담긴 이미지를 사용해 비판을 받고 있다. ‘성범죄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법무부 등은 이런 유의 이미지를 사용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이 홍보물은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딥페이크 음란물’로 표현했다.

29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광주남부경찰서는 지난 28일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홍보물’을 제작해 관내 모든 학교에 발송했다. 이 홍보물은 ‘딥페이크 음란물’을 설명하고 예방·대처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경찰은 ‘딥페이크 성범죄는 성폭력 범죄 특례법,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강하게 처벌’된다고 알렸다.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인 사진 및 정보 공개를 최소화하고 피해를 봤을 때 즉시 경찰 신고,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삭제 요청을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 홍보물은 교복을 입고 얼굴을 가린 채 주저앉은 여학생을 향해 여러 사람이 손가락질하는 모습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사용했다.

정부 여러 기관은 성범죄를 피해자 탓으로 치부하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런 이미지를 사용하지 말도록 알려왔다. 법무부는 2021년 11월 ‘간행물 성폭력·성희롱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자극적이고 피해자다움을 강조하는 삽화’를 사용하지 말도록 했다. 법무부는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피해자를 손가락질하는 이미지, 남성을 괴물 등으로 표현하고 여성은 웅크리고 있는 이미지, 가해자는 당당하게 서 있으나 피해자는 울고 있는 이미지 등’을 사용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삽화로 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제작 과정에서 실무자가 부적절한 이미지를 사용했다”며 “문제가 된 홍보물을 회수·삭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