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대표 구속한 건 중대재해법” 안전관리 최종 결정권 인정

조해람 기자 2024. 8. 2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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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참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리튬 1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가 지난 28일 구속된 데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주가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법정에서 징역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사례는 있지만, 수사 중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29일 노동계 등 설명을 종합하면, 검찰은 박 대표를 중대재해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있는 ‘경영책임자’로 특정했다. 박 대표가 함께 구속된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아 왔고, 안전보건 분야에서 최종 결정권을 가졌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공장 내 안전사고 관련 보고도 박 본부장으로부터 받았다.

박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 중 이번 사고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혐의는 모두 중대재해법에서 나왔다. 산업재해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통상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형법(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이 함께 적용된다. 박 대표는 산안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지만, 이는 2022년 아리셀에서 일어난 산재 은폐에 공모했다는 혐의다. 경찰은 박 대표에게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하지 못했다. 이번 사고와 직접 관련된 산안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과실치사죄는 박 대표의 아들이자 함께 구속된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박 본부장에게 적용됐다.

박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손익찬 일과사람 공동대표변호사는 “산안법도 사업주 등의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에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지만, 그 대상은 법인이거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규정된다”며 “중대재해법이 없었다면 박 대표는 구속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인 29일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이사도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석포제련소에서는 최근 9개월 동안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검찰은 박영민 대표를 경영책임자로 특정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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