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분지, 해외 심해 유전과 구조 유사…석유 탐사 개발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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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말 첫 시추에 나서는 동해 울릉분지의 구조가 해외 심해 유전과 유사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세계지질과학총회(IGC 2024) '동해 울릉분지 심해 탐사 심포지엄'에서 김기범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울릉분지의 남쪽 부분은 비화산성 대륙주변부로 근원암이 성숙해 (석유 탐사) 개발에 적합한 곳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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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말 첫 시추에 나서는 동해 울릉분지의 구조가 해외 심해 유전과 유사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다만 석유 부존(賦存)의 필수 조건 중 하나인 ‘덮개암’ 등의 유무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세계지질과학총회(IGC 2024) ‘동해 울릉분지 심해 탐사 심포지엄’에서 김기범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울릉분지의 남쪽 부분은 비화산성 대륙주변부로 근원암이 성숙해 (석유 탐사) 개발에 적합한 곳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심포지엄은 한국석유공사의 의뢰로 마련됐다.
대륙 주변부는 판구조 운동에 의해 쪼개진 대륙지각의 가장자리 지역이다. 최근 많은 심해 유전들이 대륙 주변부에서 발견되고 있어 이 지형을 주목하는 것이 세계적인 탐사 추세다.
심해에 석유가 존재하려면 크게 네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탄화수소(석유 혹은 가스)가 이동하지 못하게 잡아두는 역할을 하는 △트랩 구조와 유기물의 함량이 높아 탄화수소를 생성해내는 △근원암이다. 근원암에서 충분히 탄화수소가 생성되는 성숙 단계에 이르렀을 때 구멍이 많은 △저류암이 근원암에서 흘러나오는 탄화수소를 머금게 된다. 마지막으로 탄화수소가 트랩 구조에서 나오지 못하는 뚜껑 역할을 하는 △덮개암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울릉분지 내 역단층 구조가 탄화수소가 흘러갈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역단층은 지층 한쪽이 밀려 올라가면서 만들어지는 구조로, 석유나 가스가 이동할 수 있는 길이 된다. 아래 쪽으로 흘러들어간 석유·가스는 저류암에 저장되고, 위로 올라간 단층은 석유·가스가 지표면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아준다.
김 교수는 울릉분지가 대륙 주변부인 점, 역단층이 존재하는 점 등에서 수리남-가이아나 분지의 ‘리자-1’ 유전, 레반트 분지의 타마르·레비아탄 유전과 구조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가이아나 광구는 200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석유 개발 프로젝트다. 약 110억~12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김 교수는 “(네 요소 중 하나인) 덮개암의 완전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이근상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2000년 이후 석유·가스가 발견된 곳의 70% 이상은 심해였다”며 “1372개의 심해 유전이 발견됐으며 3000억 배럴의 석유 및 가스가 발견됐다”고 했다. 즉 이전처럼 비교적 얕은 천해 탐사만으로는 석유 개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탐사 기술이 발전에 이제는 약 3000m 수심의 심해까지 탐사가 가능해졌다”고 했다.
발표 세션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역시 심해 탐사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정동원 산업통상자원부 동해심해가스전 개발총괄TF 팀장은 “산업부 내 석유 탐사 담당 부서가 자원 개발과에서 자원 안보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제는 자원 개발이 에너지 안보의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의 약 10배에 가까운 예산을, 중국은 100배 이상을 투입해 자원 탐사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임종세 한국자원공학회 부회장은 “탐사를 일회성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심해 탐사 기술이 축적돼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번 기회로 기술 개발을 해 해외의 유전 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28일 동해 울릉분지의 ‘대왕고래’ 지역의 첫 시추에 50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한 번 시추를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1000억 원으로, 나머지 약 500억 원은 석유공사 자체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2차 시추부터는 해외투자 유치를 통해 재원을 확보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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