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부흥 이끈 ‘페이팔 마피아’의 좌충우돌기[책과 삶]
지미 소니 지음 | 박세연·임상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672쪽 | 3만6000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메타)의 최초 투자자였고 팔란티어를 설립한 피터 틸, 어펌 홀딩스 의장 맥스 레브친, 유튜브를 설립한 채드 헐리와 스티브 첸…. 현재 미국 기술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을 세운 이들은 과거 모두 핀테크 기업 ‘페이팔’에서 일했다. 2002년 인터넷 경매 기업 이베이가 페이팔을 인수했다. 창업자들은 매각 수익으로 평생 안락하게 살 수 있었지만 위험을 지고 재창업에 뛰어들었다.
지미 소니의 <부의 설계자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부흥을 이끈 ‘페이팔 마피아’의 이야기를 담았다. 거대 빅테크의 창업자뿐 아니라 현재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의 고위 임원들 상당수가 한때 페이팔 직원이었다. 페이팔 출신들은 퇴사 이후에도 관계를 유지하며 미국 사회 곳곳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경제지 포천은 이들을 ‘페이팔 마피아’라고 지칭했다.
이 책은 소니가 일론 머스크를 직접 만나 대화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소니는 창업자와 초창기 직원들을 직접 만나 수백건을 인터뷰했고, 수십만장의 내부 문건을 분석해 ‘페이팔 마피아’의 이야기를 그렸다.
우크라이나 출신 난민 맥스 레브친은 스탠퍼드대에서 피터 틸을 만나 디지털 금융 서비스 ‘콘피니티’를 창업한다. 이들은 인터넷 은행 ‘엑스닷컴’을 설립한 일론 머스크와 만나 회사를 합병한다. 페이팔의 탄생이다. 소니는 페이팔이 시장에서 경쟁하며 부딪힌 위기들, 관행을 거부하고 도전하기를 선택한 장면들을 충실히 묘사했다.
현재는 ‘위인’ 반열에 오른 기업가들이 노심초사하고 좌충우돌했던 청년 시절 모습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일론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17세에 캐나다로 건너갔다. 캐나다 노바스코샤 은행 임원이던 피터 니콜슨이라는 인물은 머스크의 멘토였다. 머스크는 19세에 스코샤 은행에 인턴사원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미국 통신 기업 넷스케이프에 지원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해 회사 로비에서 서성거리다 그냥 나와버린 일화도 담겼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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