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계에 굴복 안 돼"…與, 지지·우려 교차(종합)

박기현 기자 송상현 기자 박소은 기자 2024. 8. 2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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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사 與 연찬회 참석…시각차 보인 한동훈 불참
추경호 "대체로 의료개혁 필요성 공감"…안철수 이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의료개혁 관련 정부보고를 하고 있다. 2024.8.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인천=뉴스1) 박기현 송상현 박소은 기자 = 대통령실과 정부가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참석한 연찬회에서 의료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협조를 구했다. 협상안을 내놓지 않는 의료계의 행태에는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을 제시하며 정부와 이견을 보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비공개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2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의료 개혁 관련 정부보고'가 진행됐다. 이날 보고엔 의료 개혁을 주도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교육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연단에 올라 의료 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장상윤 사회수석은 "의료 개혁은 격차와 쏠림의 문제를 풀자는 것"이라며 "의료계에 굴복해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변경한다면 국민들이 실망할 것"이라고 했다. 증원을 반대하는 의료계에 대해선 "굴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정원 규모에 대해 의료계가 '합리적인 대안'을 가져올 경우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 수석은 "확정, 공표된 2025학년도 정원을 두고 논의하는 것 자체가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선 굉장히 충격적이고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갖춘 대안을 가져오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규홍 장관도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응급실 대란 상황에 대해선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의료기관 409개소 중 406개소가 정상 운영하고 있다. 응급실 병상수도 전공의 집단 이탈 전에 비해 이번 주 평균 98% 정도 유지하고 있고, 권역의료전문센터 전문의 수는 작년 4분기보다 늘었다"며 "응급실 붕괴는 사실이 아니고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를 향해선 "지금 의료계의 입장은 '정부의 정답은 틀렸다', '2000명의 증원 수치는 비과학적이고 아무런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하면서도 본인들은 '정답을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4월부터 합리적 대안을 가져오라고 하는데 안 가지고 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서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4.8.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부와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비공개 질의응답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상황에 대비한 정부의 세심한 개혁과 실행 준비가 필요하다, 앞으로도 현상 상황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만일에 대한 국민 건강, 그리고 의료 서비스 문제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정부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국민들의 걱정이 없도록 최대한 대응하겠다고 하는 등의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지금도 홍보한다고 했는데 우리 국회의원 입장에서 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도 주문했다"며 "특히 의료 개혁 필요성에 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했다"고 전했다.

안철수 의원은 의료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정부 측 주장과 다소 다른 주장을 내놨다. 그는 "나름대로 이 개혁을 잘 헤쳐 나가 보자 이런 의원들도 많았고, 한편에서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1년 정도 유예하고 그 기간에 정말 필요한 의사 수가 몇 명인지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증명하는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자 이런 말 아니겠나, 저는 그게 거의 유일한 지금의 해결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개회식을 마친 후 비공개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떴고 의료 개혁 관련 정부 보고에 불참했다.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당정의 갈등 기류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보고가 끝난 후 연찬회에 돌아온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줄 만한 중재와 타협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면서도 "대안이 필요하다 말씀드린 거고, 그렇지만 제 말이 무조건 옳다는 건 아니다. 더 좋은 방안의 돌파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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