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검찰에 기소된 텔레그램 창업자, 보석금 74억원 내고 불구속 상태서 조사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사법 당국에 체포된 파벨 두로프(40)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8일 법원에 예비 기소돼 최소 수개월간의 추가 조사를 받게 됐다. 예비 기소는 정식 기소 전 추가 조사를 위해 하는 일종의 예심(豫審) 절차다. 두로프는 앞서 24일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파리에 왔다가 프랑스 수사 당국에 체포됐고, 아동 음란물 유포와 불법 거래 방조, 사법 당국의 수사 협조 거부 등의 혐의로 4일간 조사를 받았다. 텔레그램은 9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거느린 세계 4위의 온라인 메신저 겸 소셜미디어 서비스다.
프랑스 파리 검찰청은 이날 밤늦게 “1차 수사를 통해 텔레그램의 불법적 운영과 관련된 두로프의 범죄 혐의 일부를 확인했다”며 “추가 조사를 위해 그를 6가지 혐의로 예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추가 조사는 검사가 아닌 법원의 수사 판사가 담당하며, 그 결과에 따라 두로프의 재판 회부(정식 기소) 여부가 갈린다.
두로프는 불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받는다. 법원은 두로프의 석방에 500만유로(약 74억원)의 보석금을 내걸었고 텔레그램 측이 이를 즉시 납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로프는 대신 추가 조사 기간에 프랑스 출국이 금지된다. 또 일주일에 최소 두 번씩 경찰서에 출석해 강제 조사를 받아야 한다. 프랑스 매체들은 “정식 기소까지 최소 수개월, 최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명백한 혐의를 입증 못 해 기소가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검찰은 당초 두로프를 총 12개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 그러나 이날 예비 기소에선 텔레그램에서 벌어지는 조직적 불법 행위 방조, 사법 당국의 수사 협조 거부, 아동 음란물의 조직적인 유포 방조, 마약 밀매, 사기 공모, 돈세탁 등 6개 혐의로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프랑스 검찰은 이날 “텔레그램은 아동 성학대, 인신매매, 가짜 뉴스 유포 등 다양한 범죄에 이용돼 왔음에도 사법 당국의 수사 협조 요청에 단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다”며 “이 때문에 올 2월 텔레그램에 대한 예비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검찰은 그 직후인 3월 두로프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고, 이후 수개월간 체포 기회를 노려왔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두로프뿐만 아니라 함께 텔레그램을 창업한 그의 형 니콜라이 두로프도 체포 영장이 나와 프랑스 수사 당국이 그의 뒤를 쫓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두로프는 스위스에서도 자녀 학대 의혹으로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AFP가 보도했다. 그는 전 배우자 이리나 볼가르와의 사이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고, 이들은 현재 스위스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로프는 이 중 막내 아들(7)에게 2021~2022년 폭력을 행사해 뇌진탕과 수면 장애 등을 초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볼가르는 두로프를 학대 혐의로 고발하고 양육권 및 양육비를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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