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지우기’ 확전(擴戰)…신상진 성남시장, 野위원 ‘세금 벌레’ 비하 [오상도의 경기유랑]

오상도 2024. 8. 2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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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쟁기념관과 서울지하철 역사에서 불거진 '독도 지우기' 논란이 경기 성남시까지 확전됐다.

더불어민주당 '독도 지우기 진상조사 특별위원회'가 시청을 방문해 사라진 독도 실시간 영상 송출 시스템을 지적하자, 4선 국회의원 출신의 신상진 시장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지방 사무에 간섭한다"며 특위 위원(의원)들을 가리켜 세금을 축내는 '세충'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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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진 “10년간 송출, 민원 지속…시민 모독, 괴담·선동 멈춰라”
“정치권의 과도한 간섭, 92만 시민 모독…중계업체 수익 상당”
2022년 성남시청·구청·주민센터 등 영상 중단…野 “독도 지우기”
野 시청 현장 실사…“尹정권 들어선 후 영상 사라져, 송출 재개”
이재명 前 시장 때 송출 시작…‘독도 지우기’ 아닌 ‘李 지우기’?

최근 전쟁기념관과 서울지하철 역사에서 불거진 ‘독도 지우기’ 논란이 경기 성남시까지 확전됐다. 더불어민주당 ‘독도 지우기 진상조사 특별위원회’가 시청을 방문해 사라진 독도 실시간 영상 송출 시스템을 지적하자, 4선 국회의원 출신의 신상진 시장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지방 사무에 간섭한다”며 특위 위원(의원)들을 가리켜 세금을 축내는 ‘세충’이라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독도 지우기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29일 성남시청을 방문해 실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민주당 진상조사 특위는 이날 오전 시청을 방문해 현장실사를 벌였다. 성남시가 실시간 독도 영상 송출 시스템의 운영을 민선 8기 출범 이후인 2022년 말 중단했다는 이유에서다. 

김병주 특위 위원장은 “KBS의 독도 실시간 영상을 송출하는 시설이 전국 곳곳에서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른다”며 “시는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인 2023년 1월부터 독도 영상을 내보내지 않고 있다. 영상 송출을 즉각 재개하고, 윤석열 정부는 독도 지우기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민주당 진상조사 특위의 성남시청 방문에는 성남에 지역구를 둔 김태년·이수진 의원과 이광재·김병욱 전 의원이 참여했다. 김현정·김용만·이기헌·정준호 의원과 민주당 소속 시의원 등도 함께했다.

이들은 신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신 시장은 예정된 다른 외부 일정이 있다며 특위와 만나지 않았다.

앞서 성남시는 이재명 시장 재임 당시인 2011년 6월 울릉군과 자매결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KBS가 독도 동도에 설치한 파노라마 카메라로 촬영한 독도 실시간 영상을 2012년 10월부터 송출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이 29일 오후 민주당의 ‘독도 지우기’ 의혹 제기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남시 제공
이 시스템은 시청 1층 로비 외에 산하 3개 구청, 48개 동 주민센터 등 모두 52곳에 설치됐다. 매년 영상 수신료와 인터넷 전용회선 사용료로 2600만원씩 지급됐고, 2022년 말까지 10년간 2억6000여만원의 예산이 지출됐다.

하지만 이 같은 독도 실시간 영상은 2022년 12월 말을 기점으로 결국 송출이 중단됐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신 시장이 ‘대장동 사건’으로 도마 위에 오른 이재명 전 시장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왔다.

신 시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시스템 노후화로 방송 중단이 잦았고 민원이 지속돼 계약 종료 시기에 맞춰 10년간의 영상 송출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도 지우기 프레임으로 성남시를 거론하는 건 지방 사무에 대한 중앙 정치권의 과도한 간섭이며, 92만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29일 열린 성남시의 반박 기자회견. 성남시 제공
그는 “시정홍보가 지나치게 소식지와 현수막 중심이라는 지적과 미디어 행정시대에 발맞춰 시정홍보 영상을 확대 강화해 달라는 주문이 있었고 시의회에선 예산 낭비론이 대두됐다”며 “시정홍보와 독도 영상을 교차 편성하던 것을 시정홍보 단일 편성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2년 (독도영상 송출) 당시 영상중계업체의 무상기부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달랐다. 2013년 정식 송출계약을 통해 1시간 기준 독도영상 24분, 시정홍보 24분, 남은 12분은 상업광고를 방영하는 조건이었는데 하루 평균 5시간의 상업광고가 나가는 만큼 업체가 가져가는 수익도 상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시장은 “영상 송출을 중단한 지 2년이 되어 간다. 제발 독도 지우기라는 괴담과 선동을 당장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특위 위원들을 가리켜 “의정 활동의 기본인 입법을 게을리하고, 정략적이고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행동하면서 지방 사무에 간섭한다”며 세금을 축내는 벌레라는 의미의 ‘세충’이라고 불러 논란을 불러왔다. 그는 “진정한 국회의원 빼고는 다 없애야 한다. 정말 한심하다. 민주당 독도특위는 당장 국회로 돌아가 일이나 하라”고 비난했다.

이 같은 신 시장의 발언과 관련, 전날 성남시를 방문했던 민주당 김병욱 전 의원은 논평을 내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해 정당한 활동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건 오만하고 독선적인 행동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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