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토막 감형 인천 전세사기왕 남은 재판 상당수 무죄 될 수도

【 앵커멘트 】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 보증금 수백억 원을 가로챈 인천의 일명 '건축왕'에게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다가 며칠 전 2심에서 징역 7년으로 형이 확 줄었죠. 자금난이 생기기 전에 보증금을 받은 행위는 사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문제는 다른 전세사기 재판이 앞으로 줄줄이라는 건데요. 먼저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검찰은 이른바 '건축왕' 남 모 씨가 세입자들에게 받은 전세 보증금 148억 원이 전부 사기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가 남 씨에게 내린 징역 15년형을 최근 징역 7년으로 크게 줄였습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2심 재판부가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행위의 고의성이 짙지 않으면 사기로 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남 씨의 자금난이 시작된 2022년 1월 이전에 받은 보증금 80억 원은 '돌려주지 않을 목적으로' 받은 건 아니라는 요지입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남 씨는 같은 법원에서 388억 원 규모의 전세사기 사건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번 2심 판결대로라면 다음에도 대부분 무죄가 나올 수 있습니다.

'전세사기왕' 남 씨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2천 명 가까운 세입자들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 인터뷰 : 안상미 / 인천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장 - "지금 법원은 모든 국민들에게 사기를 치라 하고 있습니다. 이게 대한민국입니다."

인천지검 역시 이번 2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