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표 서울교육' 10년 마침표…10월 16일 재보궐 선거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조희연 교육감이 직을 잃게 되면서, 서울교육청은 당분간 권한 대행 체제로 운영이 됩니다.
10월 16일로 예정된 재보궐 선거에는 벌써부터 교육계 인사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내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서울시교육청 출입하는 배아정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배아정 기자 1,2심에 이어서 대법원에서도 집행유예형이 확정됐습니다.
판결의 이유부터 다시 한번 정리해볼까요?
배아정 기자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 2018년, 전교조 출신 해직교사 5명을 부당하게 채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아왔습니다.
공수처는 조 교육감이 이들의 채용을 사실상 내정해두고, 공개경쟁시험을 가장해 특채를 진행했다고 본 건데요.
당시 부교육감 등 일부 직원이 문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지만, 특채 절차를 진행하도록 강요했다고 본 겁니다.
공수처는 이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 9월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했습니다.
같은 해 12월 기소된 조 교육감은 이 교사들이 해직된 과정이 부당했기 때문에, 다시 채용했을 뿐이다, 오히려 적극행정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했는데요.
1심과 2심 재판부는 "공정경쟁을 가장해 부당한 영향을 끼쳤다"며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거나,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거나, 위헌인 법령을 적용한 잘못이 없다고 봤습니다.
한 마디로 1,2심이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들이 선고한 형량에 대해서도 뒤집을 이유가 없다고 본 겁니다.
서현아 앵커
파장이 큰 판결이었는데 그렇다면 오늘 판결 이후에 어떤 반응이 나왔는지도 궁금합니다.
배아정 기자
오늘 대법원 판결 직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는 조 교육감 퇴임 인사가 있었는데요.
우선 교육시민단체인 서울교육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는 판결 전인 오전부터 조 교육감의 무죄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끝내 대법원 판결로 직을 상실하게 되자 눈물을 흘리며 조 교육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교원단체들도 이번 대법원 판결을 두고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놨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번 판결에 대해, 위법하고 특혜를 주는 특채를 엄단하고 근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고요.
조 교육감의 인사권이 법과 공정성보다 우선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며, 특채제도가 권력남용 소지가 없는지 점검하고, 교육의 공정성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대법원을 규탄한다며, 이번 판결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해직교사들을 특별채용한 것은 교육 현장의 역사적 상처를 씻고 화해를 실현하려는 노력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조 교육감의 지난 10년간의 교육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교육 혁신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역시 이번 판결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형식적인 법 해석이 서울시민의 민주적 선택을 무위로 돌렸다고 비판했고요, 교사노조는 이번 판결이 서울교육의 안정성을 저해했다며, 교사의 정치기본권 회복도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무엇보다 우려가 되는 건 교육 현장에 미칠 파장입니다.
이번 판결로 인해서 서울시교육청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그리고 교육 수장의 자리가 비게 되는 건데 앞으로 교육 정책의 영향은 없을지도 궁금한데요.
배아정 기자
우선 서울시교육청은 보궐선거에서 새로운 교육감이 선출될때까지 당분간 교육감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됩니다.
설세훈 부교육감이 권한대행을 맡게 됐는데요, 설 권한대행은 오늘 긴급 실·국장회의를 열어,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자고 당부했는데요.
신학기 개학을 맞이한 학교현장을 최우선적으로 지원하고, 2학기 학사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 교육감은 이번 임기동안 주요 사업으로 '국.토.인.생'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었습니다.
국제공동수업, 토론교육, 인공지능교육, 생태전환교육의 앞글자를 딴 것인데요.
이 중에서 교육부 정책과 맞닿은 인공지능교육 디지털교과서를 제외하면 농촌유학과 같은 생태전환교육이나 도시형캠퍼스 등 조희연표 서울 교육 정책이 사실상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큽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행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고 현재 추진 중인 주요 교육 정책들이 차질 없이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현아 앵커
교육감은 선출직이니까 보궐선거도 진행이 되어야 할 텐데요.
언제 어떻게 진행되고 혹시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어떻습니까?
배아정 기자
보궐선거는 올해 10월 16일에 치러집니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 조 교육감의 남은 임기를 맡게 되는데요, 2026년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개최되기 전까지가 1년 8개월 18일이 임기가 되는겁니다.
구체적인 일정으로는 9월 26과 27일 양일간 후보자 등록 신청이 진행되고요, 10월 11일, 1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투표, 16일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본투표가 이뤄집니다.
벌써부터 누가 보궐선거에 출마할지 하마평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교육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파악된 보수 계열 후보자들은 류수노 전 방송통신대 총장과 선종복 전 서울북부교육청 교육장, 안양옥 전 한국교총 회장, 윤호상 서울 미술고 교장,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등이 있고요, 진보 계열 후보로는 곽노현 전 교육감과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도 보수 계열 후보로 이름이 거론된 적이 있지만, 최근에 국회 의대 증원 청문회에 나와서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보수 진영 후보가 당선되면 조희연표 교육 정책에도 급격한 제동이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진보 계열 후보가 당선된다면 조 교육감의 교육 정책 기조를 어느 정도는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추석 연휴 마치면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하게 되겠습니다.
본 후보에 등록을 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 거론된 것만 보면 후보들이 상당히 많이 출마하는 분위기네요.
배아정 기자
네 맞습니다.
서울교육감은 '교육소통령'이라고 불릴 만큼 막대한 예산과 인사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교육 정책이 여타 지역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상징성도 큰 편입니다.
따라서 교육계의 유력 인사들이 잇따라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요.
다른 선출직과 달리 교육감에 출마하려면, 자격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우선 최근 1년 새 당적을 보유하지 않아야 하고 교육 분야에 종사한 경력도 있어야 합니다.
이런 조건을 가진 인사들을 중심으로 자천, 타천, 다양한 후보들이 물망에 오르면서 당분간 선거 분위기도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감은 무소속으로만 출마하지만, 사실상 보수와 진보 계열 후보로 나뉘어 대결하는 구도가 이어져 왔는데요.
많은 후보들이 출마한 만큼, 결국 단일화 여부가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의식해서 보수 진영 단체인 '바른교육국민엽합'은 오는 9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 기구 출범을 알리고 향후 일정과 방법 등 운영 방안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진보 진영에서도 조만간 비슷한 단체가 출범해, 단일화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조희연 교육감이 상당히 상징성이 큰 인물이지 않습니까?
지난 2014년부터 내리 3선을 하면서 10년간 재임을 해왔는데, 이 10년 주요 성과와 아쉬운 점, 공과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배아정 기자
네, 먼저 혁신학교를 대폭 늘린 것이 조 교육감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힙니다.
2014년 조 교육감이 취임할 당시 혁신학교는 68개였는데, 이걸 249개교로 10년 동안 4배 가까이 늘린겁니다.
혁신학교는 교사가 교육과정 구성하는 자율권을 강화하고, 체험과 토론 중심으로 공교육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학생 중심의 교육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인권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학생인권조례 수호에 노력하면서 인권 친화적인 학교 문화 조성에도 힘썼고, 또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등 학생 복지에도 큰 성과를 냈습니다.
특수교육 확대도 조 교육감의 성과 중 하나인데요,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었던 서울서진학교 사건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조교육감은 서울에서 17년 만에 서울서진학교 서울나래학교 이렇게 특수학교 2곳을 만들어냈고요, 동진학교와 성진학교 이렇게 2곳은 현재 설립이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한계가 있던 지점도 있었습니다.
자율형사립고 폐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고, 학생의 휴식권을 보장하겠다고 내세운 공약인 '학원일요휴무제'도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또 혁신학교 정책도 초기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내실 있는 운영이 어려워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도 교권 추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나오며 폐지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서울 이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교육감들과 관련한 재판이 연이어 예정되어 있는데요.
무엇보다 교육 현장에는 큰 혼란이 없기를 바랍니다.
배아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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