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기상정보 국민에 빨리 알리는 것이 소임”

글·사진=김진룡 기자 2024. 8. 2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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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독 더운 것은 지구 자체의 기온이 올라가는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국내에서는 연년에 한두 번 올 법한 시간당 100㎜의 강수도 벌써 9차례 발생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기상 예보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빗나갈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시시각각 바뀌는 기상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해 신속히 전파하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어렸을 땐 교사가 꿈이었어요. 지구과학을 배우다 보니 대기 공부가 가장 재밌더라고요. 국민에게 날씨가 굉장히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공부를 더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기상청이 제 목표가 됐습니다. 실제 일을 해보니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해 기상 예보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제대로 된 기상정보를 국민에게 빨리 알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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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부산기상청장

- 지구 온난화 영향 올해 더위 심해
- 창녕 ‘자녀경보’ 폭염때 효과 좋아
- 부산 강풍관련 기상서비스 구상

“올해 유독 더운 것은 지구 자체의 기온이 올라가는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국내에서는 연년에 한두 번 올 법한 시간당 100㎜의 강수도 벌써 9차례 발생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기상 예보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빗나갈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시시각각 바뀌는 기상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해 신속히 전파하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은정 부산기상청장이 이번 더위의 원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은정(53) 부산기상청장이 29일 강서구 대저동 청사에서 올해 여름철 더위의 원인에 관해 설명했다. 이 청장은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대기과학과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기상청에 입사해 기후정책과장 대변인 운영지원과장 등을 역임해 기상기후 분야에서 다양한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다. 한마디로 날씨에는 ‘척척박사’인데, 그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에는 혀를 내둘렀다.

“어렸을 땐 교사가 꿈이었어요. 지구과학을 배우다 보니 대기 공부가 가장 재밌더라고요. 국민에게 날씨가 굉장히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공부를 더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기상청이 제 목표가 됐습니다. 실제 일을 해보니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해 기상 예보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제대로 된 기상정보를 국민에게 빨리 알리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이 청장은 부산기상청이 지난해부터 경남 창녕에서 진행하는 일명 ‘자녀경보’를 소개했다. 이 지역은 폭염이 자주 발생하고, 농사 짓는 농민도 많은 곳이다. 기상청이 아무리 폭염 재난 문자 등을 보내도 좀처럼 읽지 않는 이들을 위해 고안해 낸 게 자녀경보다.

농민의 자녀로부터 손수 개인정보 동의를 구해, 폭염이 발생하면 이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알려주는 것이다. 메시지 내용은 폭염 특보 등을 안내하면서 부모에게 연락해 가급적 집에서 쉬시도록 안부 전화라도 걸어보라는 취지다. 현장 반응이 좋아 올해 밀양으로 사업지를 확대하기도 했다.

“기상 정보를 생산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전달할지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녀경보에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직원들이 발품을 팔아 직접 뛰고 있습니다. 때로는 자녀들로부터 보이스피싱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죠. 그래도 도시에 있는 자녀가 고향의 부모에게 ‘오늘은 폭염이니 쉬자’는 한마디가 재난 문자보다 더 효과 있는 것 같아요.”

지난 3월 부산기상청장으로 취임한 그는 향후 부산에서 강풍과 관련된 기상 서비스도 특화해 볼 생각이다. 서울이 고향인 이 청장은 “시댁이 부산이라 자주 오곤 했는데, 일로 매일 접하니 부산이 또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특히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인지 몰랐어요. 현재 대교 강풍이나 빌딩풍 정보 등을 안내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좀 더 특화해 기후변화에 취약한 해안가 도시와 산업에 도움이 되는 기상 정보를 전달해 보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끝으로 기상청 직원이 이곳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조직을 이끌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과거에는 직원이 기상청에 다닌다고 이야기하는 걸 꺼리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일부 국민이 기상청에 가지는 불신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요즘 젊은 직원은 조금 바뀌긴 했어요. 저는 모든 직원이 이 일을 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조직을 운영해 보려고 해요. 국민의 신뢰와 믿음이 당연히 있어야 하는 일이겠죠. 우리의 일을 제대로 잘하면 국민이 알아주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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