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짓자”…‘파크 골프장’ 부작용 우려도
[KBS 부산] [앵커]
보신 것처럼 '파크 골프'가 큰 인기를 끌다 보니 자치단체들도 경쟁적으로 골프장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원을 해결하겠다며 시설 확충에 급급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이 문제 취재한 황현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황 기자, 앞서 화면으로 봤지만, '파크 골프', 어떤 운동인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기자]
말 그대로 공원과 같은 도심 속 녹지 공간에서 즐기는 골프입니다.
일반 골프와 달리 골프 채 하나만 사용하고요,
플라스틱으로 만든 공도 야구공 정도로 큽니다.
아무래도 접근성이 좋고 또 적은 비용으로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동호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파크골프협회에 등록된 회원 수는 지난해 기준 전국적으로 14만 명이 넘습니다.
부산도 그렇고 전국 현황을 보니, 코로나19 이후인 2022년에 증가 속도가 가팔랐습니다.
여러 명이 한 데 모여서 건강과 재미를 함께 챙기는 운동이다, 이런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취재한 내용을 보면 파크 골프를 칠 수 있는 곳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거잖아요,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파크 골프장 조성에 나서는 이유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파크 골프장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운 부산시가 구·군에 후보지를 찾으라는 공문까지 내려보냈는데요,
부산시의회 업무보고에서 부산시 담당 국장은 "파크 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해 부산 시내 전체 땅을 이 잡듯이 잡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16개 구·군 전체를 대상으로 파크 골프장 추진 현황을 취재해 봤는데요,
동구는 수정산 체육공원 일대에 18홀 규모의 파크 골프장을 짓기로 하고 곧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갑니다.
사업비가 100억 원 정도로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데요,
산 기슭 경작지를 정비해 계단식으로 골프장을 조성하기 때문이라는 게 동구청의 설명입니다.
중구는 북항 친수 공원 인근 공터를 파크 골프장으로 물색했는데요,
트램 정거장을 짓기 전까지 이곳 2천㎡가량을 골프장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면적이 넓은 기장군과 강서구에서도 파크 골프장 증설을 앞두고 있는데요,
하지만 도심을 낀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파크 골프장 조성 대상지를 찾느라 고심 중이었습니다.
동래구는 대안으로 실내 파크 골프 연습장 조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물론 주민들의 요구가 있다고 하겠지만,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파크 골프장 조성에 나서다 보면 부작용도 생길 수 있을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크 골프장 1개 코스는 9홀 개 홀로 구성되는 데요,
길이도 따지면 5백 미터에서 9백 미터, 면적은 5천에서 8천㎡ 정도입니다.
축구장이 7천㎡가 조금 넘으니까 엄청 넓은 공터가 필요하죠.
현재 운영 중인 파크 골프장이 없는 영도구는 동삼혁신지구 내 해양과학기술원 잔디 운동장을 후보지로 물색했는데요,
하지만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데다, 연구 환경을 헤친다며 직원들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노조 입장 들어보시죠.
[조승억/전국과학기술노조 해양과학기술원지부장 : "보안 문제와 연구 환경 문제, 이런 것들이 엄청나게 저해를 받는데 '파크 골프장을 한다?' 저희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생각을 했고…."]
시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도심 속 넓은 공유지를 파크 골프 시설로 전용할 경우 곳곳에서 찬반 갈등이 불거질 거란 우려도 나오는데요,
낙동강변 파크 골프장에 올해 9억 원 정도의 예산이 드는 등 유지, 관리 문제도 있는 만큼 주민 의견과 함께 주변 환경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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