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의 캔버스가 된 국내 미술관···9월을 물들인다
‘파스텔의 마법사’ 니콜라스 파티
31일부터 호암미술관서 개인전
국내 6주 머물며 그린 벽화 공개
·
미술관 송은 피노 컬렉션전
페이스 갤러리 마크 로스코·이우환 2인전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 미술계는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다.
국내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9월4~7일)과 키아프 서울(9월4~8일) 개막하고, 국내 양대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9월7일 개막)와 부산비엔날레(8월17일 개막)도 때맞춰 관람객을 맞이한다.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올해 가장 공들여 준비한 전시를 앞다퉈 선보이며 관람객들을 끌어들인다.
‘미술시장 스타’ 니콜라스 파티 개인전으로 포문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은 미술시장의 스타 작가 니콜라스 파티의 대규모 개인전 ‘더스트’를 29일 언론에 공개했다. ‘파스텔의 마법사’로 불리는 파티는 부드러운 파스텔을 이용한 감각적 색채의 초현실적 그림으로 미술시장에서 인기있는 작가다. 파티는 호암미술관 전시장 벽면을 파스텔로 칠한 대형 벽화 5점을 선보이고, 신작 회화 20점을 비롯한 73점을 선보인다.
환상적 풍경을 그린 대형 벽화 이외에도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한국 고미술을 작품에 등장시키거나 함께 전시한 점이 눈에 띤다. ‘십장생도 10곡병’ ‘군선도’를 참고한 신작 초상화는 신체의 일부를 사슴과 학, 당나귀, 청자 등으로 표현했다. 깊은 동굴을 그린 벽화 앞에는 조선시대 왕손의 태와 탯줄을 보관했던 ‘백자 태호’를 전시했다. 생명의 기원, 자궁을 상징하는 동굴과 인간의 탄생과 국가의 번영을 기원한 태호를 교차시킨 것이다.
전시장에 그려진 대형 벽화는 파티가 한국에 6주간 체류하며 직접 작업한 것으로, 전시가 끝나면 지워질 운명이다. 전시는 31일부터 일반 관람객을 맞이한다.
5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는 한국계 미국 작가 아니카 이의 아시아 첫 미술관 전시가 선보인다. 기술과 생물학을 융합하고 박테리아·포자 같은 미생물도 작품 재료로 활용하는 실험적 작품을 선보여 온 아니카 이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는 전시다.
4일 서울 강남구 미술관 송은에서 선보이는 피노 컬렉션 또한 기대를 모은다. 구찌, 생로랑 등이 속한 프랑스 럭셔리그룹 케어링(Kering)의 창업자이자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가 수집한 미술품 컬렉션을 볼 수 있는 전시로, 13년 만에 국내를 찾았다. 마를렌 뒤마, 피터 도이그, 미리암 칸, 폴 타부레 등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해외 유명 작가들의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64점을 볼 수 있다.
3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북유럽 출신 작가 듀오 엘름그린&드라그셋 전시를 개최한다. 실제 규모의 집, 수영장, 레스토랑 등 대규모 공간 설치 작업을 중심으로 50여 점을 아시아 최대 규모 전시로 선보인다.
마크 로스코와 이우환의 만남
20세기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이 기간 볼 수 있다. 서울 용산구 페이스갤러리는 마크 로스코와 한국 단색화의 대가 이우환의 2인전을 9월4일 개막한다. 1950~60년대 마크 로스코의 주요 작품 5점과 이우환의 2018~2023년 제작된 이우환의 대표 회화 연작을 선보이는데, 이우환이 직접 큐레이팅을 맡아 주목된다. 갤러리 2층과 3층에 나눠서 전시되는 두 작가의 작품을 공통점과 교차점을 볼 수 있다.
세계적 갤러리 가고시안도 프리즈 기간 한국에서 처음 전시를 선보인다. 9월3일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캐비닛에서 팝업 형태로 열리는 전시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데릭 애덤스다. 이번 선보이는 신작은 쇼윈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로, 감각적 원색을 사용해 그린 마네킹 두상들이 인상적이다. 큐비즘과 아프리카 가면, 팝아트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은 대중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서울 강남구 신세계갤러리는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털링 루비의 개인전을 열고 40여점의 미공개 신작을 선보인다. 척추를 닮은 꽃줄기와 관능적인 잎 모양의 세라믹 작품 ‘플라워’ 연작 등을 볼 수 있다.
서울 북촌에 새로 문을 연 푸투라 서울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AI 미디어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의 아시아 첫 개인전을 9월5일 선보인다. 아마존, 아프리카 우림 등 자연에서 수집한 사진, 소리 등을 인공지능이 학습해 만든 영상으로 영국 서펜타인에서 올해 초 선보여 7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인 전시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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