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하트에게 이야기 듣고 KIA행 결심… 첫 불펜 스타우트, KIA가 만족한 이유는?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t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31)은 2022년 팀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올해까지 비교적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 가고 있다. 첫해 17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좋은 활약을 했고, 지난해에는 29경기에 나가 15승6패 평균자책점 3.54로 재계약에 이르렀다. 올해도 23경기에서 벌써 10승을 했다.
카일 하트(32·NC)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다. 시즌 22경기에 선발 등판해 136이닝을 던지며 11승2패 평균자책점 2.32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리그 최우수선수(MVP)는 장담할 수 없어도, 아마 KBO리그에 사이영상이 있었다면 수상이 유력한 수준이다. 좋은 움직임을 가진 스위퍼와 제구력, 그리고 구종의 완성도를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런 두 선수에게 KBO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선수가 KIA 유니폼을 입었다. 최근 KIA와 잔여 시즌 4만5000달러(약 6000만 원)에 계약한 좌완 에릭 스타우트(31)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까지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에서 뛰고 있었던 스타우트는 KIA의 제안을 받아들여 서둘러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왔다. 이제 2017년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팀을 도와야 한다.
올해 좋은 활약을 한 제임스 네일(31)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다. 팀의 외국인 에이스였던 네일은 24일 창원 NC전에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얼굴을 맞았다. 그 여파로 턱 관절이 골절됐다. 응급 수술을 받아야 했을 정도였다. 수술은 잘 끝났으나 병상에 더 누워 있어야 한다. 지금은 일상생활도, 식사조차 어렵다. 정규시즌은 나서지 못할 게 확실하다. KIA는 네일 대신 남은 정규시즌을 책임질 선수로 스타우트를 낙점하고 협상을 진행한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많은 KBO리그 구단이 대체 선수로 보던 선수였다. KIA도 마찬가지였다. 윌 크로우의 부상 대체 선수를 구할 때 스타우트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당시에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 대만 구단에서 풀어주지 않았다. 이에 KIA는 다시 스타우트 영입에 나섰고, 이번에는 끝내 유니폼을 입혔다.
스타우트는 28일 영입 공식 발표에 앞서 27일 이미 한국에 들어왔다. 28일 광주에서 선수단 상견례를 가졌고, 29일에는 불펜 피칭에 들어갔다. 대만에서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다 온 선수인 만큼 몸 상태는 괜찮았다는 게 이날 불펜 피칭을 본 관계자들의 이야기였다. 스타우트는 이날 30개가 조금 안 되는 공을 던졌다. 포심패스트볼은 물론 포심·체인지업·커터·슬라이더를 던졌다. 비자가 나오는 대로 곧바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이날 가볍게 몸도 풀겸, 혹시 있을지 모를 9월 1일 대구 삼성전 등판에 대비하는 차원도 있었다.
스타우트는 불펜 피칭 후 “오랜만에 투구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포수(한준수)와 호흡을 맞출 수 있어 더 좋았다. 컨디션도 괜찮다. 30개 정도 던졌고 포심, 체인지업, 커터, 슬라이더를 던졌다. 불펜 피칭에선 전력으로 던지진 않았고 몸 상태 체크에 중점을 두었다. 후반부에는 경기 상황을 설정해 두고 투구를 했다”고 설명하면서 “공인구가 아주 조금 작고 심이 두꺼운 느낌이다. 날씨도 조금 덥지만 대만과 비슷해서 괜찮다. 첫 등판 전까지 잘 적응하도록 하겠다. 최대한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제임스가 하루빨리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왔으면 좋겠고, 그 동안에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며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타우트의 투구를 지켜본 이범호 KIA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4~5가지 구종 체크한 것을 봤다. 뭐 공은 다 잘 던지더라. 체인지업은 괜찮은 것 같고, 스위퍼의 각도 있고, 커터도 그랗다. 몸쪽 바깥쪽 공의 무브먼트도 괜찮은 것 같다. 데리고 올 수 있는 선수 중에서는 최상의 선수를 데려온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하면서 “선수를 데리고 올 때 관중도 굉장히 많은 팀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생각해야 하는데 큰 경기도 경험해본 친구다. 우리가 봤을 때 좋은 친구를 데리고 왔다고 보여졌다”고 말했다.
첫 등판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현재 스타우트가 가장 빨리 들어갈 수 있는 시점은 9월 1일 대구 삼성전이다. 8월 31일 대구 삼성전은 황동하가 대기한다. 비자가 빨리 나오면 1일 등판도 가능하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지만 비자 발급은 구단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만약 비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1일은 양현종이 나흘을 쉬고 들어갈 수도 있고, 혹은 다른 전략으로 임할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아직 비자가 안 나왔다. 비자가 나와야 확실한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몸 상태는 대만에서 공을 계속 던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비자 발급)만 해결이 되면 바로 등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우리도 로테이션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우트는 KBO리그가 외면하기 어려운 기회였다면서 벤자민과 하트의 이야기를 꺼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두 선수가 KBO리그행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줬다는 것이다. 스타우트는 “KBO에 대해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같이 리그에서 뛰고 있던 선수를 통해 여러 가지를 들었다. 최근 며칠 동안 KBO에 대한 역사나 팀에 대한 역사를 많이 배우고 있고, 팀 내의 국내 선수들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지 들었다. 이 리그에서 뛰게 된 게 너무나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벤자민과 하트 모두 KBO리그가 외국인 선수에게 어떤 환경인지, 그리고 리그 성향이 어떤지, 문화는 어떤지를 설명해줬다는 게 스타우트의 이야기다. 대만에서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적이 있는 스타우트는 동양 무대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스타우트는 “일단 한국에 와서 기회를 받아보고 싶었다. 이렇게 와서 커리어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kt에서 뛰고 있는 벤자민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한 번 와서 던져보고 싶었다. 한국 KBO팀에서 연락이 오면 그냥 지나치기 힘든 기회다”면서 “카일 하트, 벤자민과 굉장히 친한 친구인데 하트와 수년 동안 이야기를 해봤다. 다 말할 수는 없지만 KBO리그는 정말 꼭 가봐야 할 추천할 만한 리그라는 말을 들었다. 두 선수에게도 한국 타자들의 유형이나 가져가야 할 전략도 많이 들었고, 음식 추천도 몇 개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실 대만에서 계속 뛰면 내년 재계약 등 안정적인 여건에서 뛸 수 있었다. 그러나 KBO리그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아무래도 더 큰 무대고, 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주목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올해 잔여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KIA 혹은 타 팀으로부터 영입 제안이 올 수도 있고, 그 뒤로는 메이저리그 복귀도 꿈꿔볼 수 있다. 스타우트로서도 기회인 셈이다. 대만을 박차고 나와 KIA행에 동의한 이유다.
스타우트는 “몸 상태는 굉장히 좋았고, 대만에서 한국까지 긴 거리가 아니라 몸 상태는 큰 문제가 없었다. 마운드도 너무 좋았고, 시설도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어제 일단 인사를 하고 나서 굉장히 모두가 환영해주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아서 좋았다. 다들 너무 잘 대해줘서 좋았다. 5번 선발 뛰면 5번 다 당연히 이겨야 한다.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마운드에서 쏟아낼 준비가 되어 있다. 좋은 인상을 주고 내년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벤자민이나 하트처럼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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