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산산’ 일본 상륙···느리게 이동하며 피해 확산

29일(현지시간) 일본 미야자키현의 한 주택가가 태풍 피해를 입은 모습. AP연합뉴스

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일본에 상륙해 느리게 이동하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달리는 트럭도 넘어뜨릴 수 있는 강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산산이 일본 열도를 종단하듯 천천히 북상하면서 당국은 225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산산은 이날 오전 8시쯤 일본 남부 규슈 가고시마현에 상륙한 뒤 시속 15㎞ 속도로 천천히 북상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태풍 영향권에 든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 일대 225만명을 대상으로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태풍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 최대 풍속이 초속 35ｍ, 최대 순간풍속 초속 50ｍ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날보다는 다소 약화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일본 기상청은 전날 가고시마현 등에 내린 폭풍, 파도, 해일 ‘특별 경보’를 ‘경보’나 ‘주의보’로 전환했다. 일본 당국이 전날 발령했던 특별 경보는 중대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질 때 최대한의 경계를 호소하기 위해 내리는 것으로, 2년 만에 발령됐다.

전날보다 완화되긴 했으나 바람이 여전히 거센 데다 이동 속도 역시 느려 곳곳에서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3명이 사망하고 74명이 다쳤으며 1명이 실종됐다. 규슈 지역 곳곳에서 돌풍으로 지붕이 부서지거나 주택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지역별 부상자는 미야자키현 30명, 가고시마현 23명, 나가사키현 6명 등이다. 앞서 아이치현에서는 지난 27일 산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5명이 매몰돼 3명이 숨지고 2명이 3다쳤다.

휴교와 사업장 임시 폐쇄도 이어졌다. 전날 미야자키와 가고시마, 시즈오카 등 6개 현에서 초·중·고교 총 262개교가 휴교했다. 도요타자동차와 닛산자동차, 혼다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밖에 규슈 신칸센이 노선 운행을 일부 중단하고 항공편도 다수 결항되는 등 교통 차질이 빚어졌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