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학관’ 지역 문학계 숙원인데…규모 애초 계획보다 반토막 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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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문학계의 숙원인 부산문학관이 규모에서 기존 계획과 비교해 반토막 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건립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예상 규모가 절반으로 쪼그라들자 지역 문화계에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남송우 ㈔인본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퐁피두센터 부산분관에는 수천억 원대 예산을 투입하려 하면서 문학관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시가 정말 부산 문화를 생각하는지 의심되는 지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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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비 120억 원 삭감 등 검토
- 전문가 “개인문학관 수준” 반발
부산 문학계의 숙원인 부산문학관이 규모에서 기존 계획과 비교해 반토막 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건립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예상 규모가 절반으로 쪼그라들자 지역 문화계에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부산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는 2년간 논의 끝에 지난해 11월 문학관 부지로 금정구 만남의 광장을 확정하고 건립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시는 250억 원을 들여 420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4000㎥ 규모로 문학관을 짓고 전시·콘텐츠 운영비로 40억 원을 별도 책정할 계획(국제신문 지난 2023년 11월 23일 자 1면 보도)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올해 1월 부산시가 부산연구원(B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의뢰해 타당성 용역을 하는 과정에 불거졌다. 통상,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비용-편익(B/C) 분석 결과가 1.0을 넘어야 하는데, 용역 결과 문학관 B/C가 0.2로 나온 것이다. 문화시설인 점을 감안해도 너무 낮은 결과치가 나오자 BDI는 규모를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891.02㎡로 줄이고 사업비도 121억 원으로 삭감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인천 대전 대구 광주 전북 제주 문학관의 평균 연면적이 1891.02㎡다. 부산시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건립 규모를 ▷대지면적 1200㎡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최대 2160㎡ 규모로 수정하는 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28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문학관건립 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지역 문학계는 성토하고 나섰다. 남송우 ㈔인본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퐁피두센터 부산분관에는 수천억 원대 예산을 투입하려 하면서 문학관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시가 정말 부산 문화를 생각하는지 의심되는 지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영자 문학평론가는 “부산이 제주나 광주와 인구는 물론이고 문학 역사도 다른데 단순 비교한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121억 원은 개인 문학관 수준 아닌가. 이 정도로 부산 전체를 아우르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 규모가 크게 달라진 만큼 입지 선정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과 규모와 더불어 운영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시됐다.
부산시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려면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심재민 문화체육국장은 “문화시설이라도 어느 정도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 하면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 실제 세종 등 다른 지역 문학관도 축소됐다”며 “의견을 종합해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늘릴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내년 상반기 문학관 건립사업이 행안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면 하반기 설계공모를 거쳐 2027년 초 착공, 2028년 하반기 개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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