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 은행장, 연임·교체 `촉각`

주형연 2024. 8. 2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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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9월부터 은행장 후보군에 대한 평가가 시작되는 가운데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각종 금융사고 발생 여부 등에 따라 각 행장들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 은행장인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모두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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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장 임기 올 연말 종료
국민·신한·하나 순익 증가 맑음
우리·농협 '금융사고' 이슈 관건
이재근 행장 2연임 성공 '주목'
이재근(왼쪽부터) KB국민은행장·정상혁 신한은행장·이승열 하나은행장·조병규 우리은행장·이석용 NH농협은행장.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9월부터 은행장 후보군에 대한 평가가 시작되는 가운데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각종 금융사고 발생 여부 등에 따라 각 행장들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 은행장인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모두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해 1년 연임에 성공한 이재근 행장을 제외하고는 첫 임기 만료다.

은행장은 통상 2년 임기 후 1년을 연장한다. 변수가 없는 한 대부분 '2+1년'의 임기가 주어진다. 올해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라 기존 폐쇄적인 승계 절차를 없애고,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차기 행장 선임 준비를 시작하도록 한 원칙이 담겨 있다. 이에 9월부터 본격 선임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막대한 이자수익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은 행장들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두는 요소로 작용한다.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8조25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홍콩H지수 ELS 관련 대규모 손실을 반영하고도 올린 수익이라 더 의미있다. 이자이익은 21조612억원으로 2.8% 늘었다.

올 상반기 국민은행은 1조5059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금융권 한 인사는 "이재근 행장은 최대 난제였던 홍콩H지수 ELS 사태를 빠르게 수습했다"면서 "연임의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22.2% 급증한 2조535억원을 달성했다. 유일하게 2조원을 넘기며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정상혁 행장의 재임기간 중 실적이 계속 좋아진 데다 파생상품 사고 등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조7509억원을 기록했다. 이승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보이면서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만큼 함 회장과의 역학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1조673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계속되는 금융사고가 반감시키고 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관련한 친인척 부당대출에 이어 올해 김해지점 대리가 180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드러났다.

농협은행도 올 상반기 1조2667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농협은행도 4년 넘게 이어진 117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드러나며 행장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3월 취임한 만큼 행장 역시 새로운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 지주 특성상 농협중앙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작년부터 은행권의 경영 실적이 나쁘지 않은 만큼 호실적을 바탕으로 행장들의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다만 상반기부터 일부 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진 것은 연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인사 태풍이 몰아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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