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첫 삽 뜨는 대전 도시철도 2호선

이태희 기자 2024. 8. 2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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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본계획 승인 28년 만에 트램 차량 제작 들어가…친환경·교통 두 마리 토끼
14개 공구 분리발주, 9개 공구 300억 원 미만 적격심사제…지역 건설업 상생 효과
트램 건설로 교통망 확충, 충청권 메가시티 한 걸음…대전-충청 잇는 가교 역할 기대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26일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대전 도시철도 2호선 차량 제작 대시민 착수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시의 숙원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잰 걸음을 하고 있다. 친환경과 교통성을 모두 아우르는 수소 트램이 제작에 들어갔고, 연말에는 본격적인 토목 공사 착공도 앞두고 있다.

지난 1996년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기본계획 확정 이후 무려 28년 만이다. 1세대 가까운 긴 여정을 넘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은 향후 충청권 메가시티의 핵심 교통인프라로 자리할 예정이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수소 트램 조감도. 대전시 제공

△기본계획 승인 후 트램 차량 제작 시작 = 대전시는 지난해 11월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급전방식을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한 수소 트램으로 최종 확정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현대로템과 2934억 원 상당의 검수·신호시스템을 포함한 수소 트램 34편성 제작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에 도입될 수소 트램은 설계 최고속도 70㎞/h에 100% 저상, 5모듈 1편성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최대 승차 인원은 접이식을 포함해 305명이며 1회 충전 시 200㎞ 이상 주행 가능한 완전 무가선 방식이다.

5모듈 3대차 고정식으로 구성된 일반 트램과 달리 수소 트램은 5모듈 4대차 '회전식+고정식'으로 구성됐고, 최대 축중도 12톤 이하다. 이로 인해 차륜과 레일의 마모도 및 소음이 적고, 승차감도 일반 트램보다 우월하다는 시의 설명이다.

수소 트램은 친환경과 경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적의 교통수단이다.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 트램은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전무할뿐더러, 연료전지에서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수소 특성상 미세먼지 정화 역할도 한다. 수소 트램이 도심 환경에 최적화된 교통수단인 셈이다. 실제 수소 트램 34편성 19시간을 운행할 경우 미세먼지를 통해 약 11만 명이 1시간 동안 소비하는 청전 공기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도 고려했다. 수소 트램엔 리튬티타늄화합물(LTO) 배터리를 탑재했다. LTO 배터리는 리튬폴리머 배터리에 비해 약 30% 비싸지만, 기존 이차 전지에 비해 150도 가량 높은 온도에서도 폭발하지 않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측면 유리에 투명 OLED를 설치해 날씨와 노선 등 각종 안내를 제공하고, 전방 충돌 경보장치 및 자동제동 장치 등도 장착해 도로 위 위급상황 발생 시 안전도를 확보하는 등 각종 첨단 장치를 장착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노선도. 대전시 제공

◇14개 공구 분리발주, 지역 건설업체 상생 기대 =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은 본격적인 토목 공사도 앞두고 있다. 당초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의 총사업비는 1조 4782억 원이었으나, 기본설계 이후 진행된 실시설계 결과에서 물량 변동 내역 및 물가 상승분이 반영돼 287억 원 증가한 1조 5069억 원으로 편성됐다.

앞서 대전시는 지역 건설업계의 토목 공사 참여를 위해 난이도가 낮은 공구에 대해선 300억 원 미만으로 분리 발주해 적격심사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대전시는 14개 공구와 차량기지 등을 총 9158억 원 규모로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노반 및 궤도 공사를 맡는 300억 원 미만 9개 공구는 적격심사제로 선정하고, 시공실적과 입찰가격 등을 평가하며 지역업체 49% 참여를 의무화한다.

한밭대로·도수관로·불티고개·유등교·대전역 지하차도 등 주요 구조물 공사는 300억 원 이상 4개 공구로 나눠 종합평가심사제로 선정한다. 이들은 차량기지 공사(건축 포함)도 맡으며, 대형업체를 상대로 기술이행능력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서대전육교와 테미고개 등 고난도 복합공종 1개 공구는 품질 향상 및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실시설계 기술제안으로 발주한다.

이같은 발주 방식은 최근 고금리·고물가 속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역 건설업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수소 트램 제원. 현대로템 제공

◇트램 첫걸음, 충청권 메가시티에도 한 걸음 =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이 본격 추진을 앞두면서 충청권 메가시티 성공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가시티라는 대업을 완수하기 위해선 광역교통망과 대전을 이어주는 트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충청권은 메가시티와 행정통합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광역교통사업은 남다른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단일 경제·생활권을 구축하기 위해선 교통망 구축이 필수적인데, 트램은 거점도시인 대전과 충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충청권 광역철도는 서대전역 등을 경유해 트램과 환승할 수 있고, 대전과 세종, 충북을 오가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의 일부 노선 또한 트램 노선과 맞물려 있어 충청권과 대전을 연결하는 중요 환승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만큼, 앞으로 남은 과정을 차질 없이 이행해 트램이 대전시와 대전 시민의 자랑이 되게끔 할 것"이라며 "대전의 새로운 100년을 위해, 후대에 자랑스러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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