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끝없이 조율한 몸짓…이번 무대는 ‘즉흥 춤판’이다

정인덕 기자 2024. 8. 2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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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인 아픔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할 때 생겨납니다. 자신이 별이라는 걸 모를 때도 나타나죠. 모든 사람이 반짝반짝 빛나는 별 같은 존재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부산대 박은화(무용학과) 교수는 2000년부터 '끝없이 조율해 간다'는 의미의 '튜닝(Tuning)' 춤 공연 시리즈를 20여 년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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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화 내달 6일 ‘튜닝’춤 공연

“심리적인 아픔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할 때 생겨납니다. 자신이 별이라는 걸 모를 때도 나타나죠. 모든 사람이 반짝반짝 빛나는 별 같은 존재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튜닝’ 춤 공연 시리즈 무대에서 춤추고 있는 박은화 교수. 공연사진 전문 박병민 제공


부산대 박은화(무용학과) 교수는 2000년부터 ‘끝없이 조율해 간다’는 의미의 ‘튜닝(Tuning)’ 춤 공연 시리즈를 20여 년간 선보이고 있다. 5회까지는 별다른 부제가 없었고, 이후부터 바람 물 불 땅 나무 등 부제를 달았다. 올해는 18번째 작품 ‘별’을 내달 6일 오후 7시 30분 부산시민공원 기억의 기둥에서 공연한다. 3년 만의 신작이다. 12명의 춤꾼이 출연하고, 박 교수가 총연출한다.

이번 작품은 ‘튜닝’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즉흥춤 공연을 선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전엔 미리 짠 기획 공연을 올렸다. 박 교수는 내년에 교수로서 정년을 앞두고 있는데 그간 길러낸 제자들과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장 잘 ‘놀 수 있는’ 무대가 즉흥이라는 판단에서 즉흥 무대를 결정했다.

큰 주제는 잡아놓지만 세부적인 안무 등은 무용수가 현장에서 발현하는 감정과 행동에 맡긴다. 음악도 모로코 출신 연주자 시드 르 무어(Seed le moor)가 즉흥으로 연주한다.

공연은 3개 장으로 이뤄진다. ▷나의 공간에서 빛나는 별 ▷너와 나의 공간에서 빛나는 별 ▷우리의 공간에서 빛나는 별 순이다.

박 교수는 “해운대 백사장에서 공연을 열까 하다가 부산시민공원을 걷다 보니 ‘춤추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장소가 있어 확정했다”며 “삶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자신을 아는 것이다. 즉흥 춤을 추는 데에도 외부 환경이 나에게 다가와 어떤 감정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지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에 집중하다가 점점 다른 무용수·관객과의 관계성에 집중하며, 더 에너지가 넓어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여 년간 ‘튜닝’ 공연을 이어온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박 교수는 살아가며 춤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튜닝’이라는 제목을 오랜 기간 사용한 이유는 이보다 더 적당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서 입니다. 모든 삶이 순간을 튜닝하고 조율하는 과정이기 때문이지요. 새로운 제목이 떠오른다면 ‘튜닝’ 제목을 붙이는 걸 그만하겠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20회 공연쯤에는 끝내볼까 싶긴 한데, 그때는 새롭게 다가오는 제목이 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박 교수는 “앞으로의 나날이 어떻게 펼쳐질진 모르기에 삶을 어떻게 튜닝하며 살아갈지 기대하며, 그러다 훅 올라오는 무언가 있다면 판을 벌이며 살아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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