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보이스피싱 검거' 8년 만에 빛 본 시민덕희를 만나다
[앵커]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중년 여성이 집념을 발휘해 조직원을 검거하는 내용의 영화, 올해 초 개봉한 '시민 덕희'입니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 김성자 씨 이야기가 최근 화제가 됐는데요.
조직 검거에 큰 기여를 했지만 피해 금액을 돌려받지 못했고, 특별한 포상이나 공로 인정도 받지 못했는데, 무려 8년 만에 정부로부터 포상금을 받게 됐습니다.
진짜 '시민 덕희' 김성자 씨를 만나봤는데요.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기자]
"총책 잡으러 왔는데요?"
"진짜로 3일 만에 찾을 수 있겠니?"
"나도 이제 더이상 못 기다리겠어…." (영화 '시민 덕희')
'시민 덕희'의 실제 주인공 김성자씨. 8년 전 김씨는 법원과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속아 3,000만원이 넘는 돈을 한 순간에 빼앗겼습니다.
<김성자 / '시민덕희' 주인공> "법원이라고 그랬어요. 수원 법원. 그냥 10분 만에, 20분 만에 해줬어요."
일당이 계속해서 돈을 요구하자 미심쩍음을 느낀 김씨. 보이스피싱이라는 걸 깨닫고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김성자 / '시민덕희' 주인공> "(아들이) "엄마 죽지마" 하면서 엉엉 울더라고요. "엄마가 밖에서 죽으려고 그래서 내가 잡아당겨서 엄마가 살았어" 그러더라고요."
아들의 말에 충격을 받고 오기가 생긴 김씨는 조직원들에게 집요하게 연락해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는데,
어느 날, 한 조직원에게 의미심장한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김성자 / '시민덕희' 주인공> "밤 9시 넘어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왜", "뭘 또 뜯어가려고" 그러면서 욕을 했더니, "그게 아니고요, 그게 아니고요, 도와주려고요"… 살려달라고…."
이 조직원의 제보를 받은 김씨는 총책의 나이와 인상착의, 중국 현지 주소 등 신상정보를 하나씩 파악해 경찰에 넘겼습니다.
총책의 귀국 항공편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중국에 있는 자신의 지인을 정보원으로 활용하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고군분투 끝에 이 조직은 결국 경찰에 붙잡혔지만, 김씨의 답답함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김성자 / '시민덕희' 주인공> "왜 나는 포상금이 안나와요, 하니까, 경찰 하는 말, 깜빡 했대요. 1억 8천이라는 돈을 압류했으니까 내 돈을 달라… 범죄은닉금으로 가서 줄 수가 없대요."
피해 보상도, 공로 인정도 받지 못하는 사이 8년이 흘렀고, 올해 초 영화를 통해 김씨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후 대검찰청에서도 김 씨의 공로를 인정해 권익위에 포상을 추진했고 김씨는 지난 27일 국민권익위원회 포상금 5,000만원을 받게 됐습니다.
<김성자 / '시민덕희' 주인공> "많이 뿌듯했고,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들한테 다시 당당한 엄마가 돼서 그게 제일 좋았어요. 돈의 액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정말 당당한 일을 했구나…."
그동안 절망에 빠진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을 수도 없이 만났다는 김씨.
포상금 5천만원도 범죄 피해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에 쓸 계획입니다.
최소한 범인이 잡혔을 경우에는 피해자가 소액이라도 되돌려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는 것입니다.
<김성자 / '시민덕희' 주인공> "나라에서 압류했으면 범죄은닉금으로 가잖아요. 그걸 (피해자들이) 찾을 수 없다는 게 많이 부당하다고 생각해요. 이걸 판례로 만들어 준다면, 이 수많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희망을 갖고, 내 돈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지 않을까…."
[영상취재 김대현]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네이버에서 연합뉴스TV를 구독하세요
연합뉴스TV 생방송 만나보기
균형있는 뉴스, 연합뉴스TV 앱 다운받기
Copyright © 연합뉴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