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금감원 압박에 플랜B로 선회... 밥캣 상폐 대신 로보틱스 자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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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을 두고 금융감독원과 평행선을 달리던 두산그룹이 결국 29일 운전대를 꺾었다.
다만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에 필요한 1조원의 투자여력을 마련하기 위해 밥캣과 로보틱스 합병을 제외한 사업재편은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해마다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벌어다 주는 두산밥캣을 두산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두산로보틱스에 붙여 자금공급 역할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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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을 두고 금융감독원과 평행선을 달리던 두산그룹이 결국 29일 운전대를 꺾었다.
다만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에 필요한 1조원의 투자여력을 마련하기 위해 밥캣과 로보틱스 합병을 제외한 사업재편은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원전산업 호황에 맞춰 '물 들어올 때 저을 노'를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7월 초 '클린에너지' '스마트머신' '첨단소재' 3대 축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방안을 내놨다. 핵심은 두산에너빌리티 아래 있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에 붙이는 내용이었다. 해마다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벌어다 주는 두산밥캣을 두산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두산로보틱스에 붙여 자금공급 역할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 합병비율을 두고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행동주의 투자자와 정치권, 금융당국까지 나서면서 부정 여론이 거세졌다.
두산은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산정한 것으로, 임의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금감원은 일주일 새 두 차례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분할합병·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위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을 요구하면서 두산 측을 압박했다.
이번 로보틱스-밥캣 흡수합병방안 철회가 두산그룹 사업재편 백지화는 아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분할해 만든 신설법인에 두산밥캣을 붙인 후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를 합병하는 방안은 유지한다. 이는 '원전 모멘텀'을 놓칠 수 없다는 그룹의 의지 때문이다. 두산은 최근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의 신규 원전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5년간 체코를 포함해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래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두산이 목표한 5년간 62기 수주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밥캣을 분할하면 차입금이 7000억원 감소하고,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해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1조원을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할 경우 배당수익보다 훨씬 높은 투자수익률로 더 많은 이익 창출이 가능하고 성장도 가속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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