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대에 미쳐있다"…르세라핌, 짜릿한 '크레이지'
[Dispatch=정태윤기자] "팬들에게 자랑스러운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허윤진)
르세라핌의 정체성은 당당함이다. 팀명부터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뜻을 담았다. 이번에도 자신을 가득 넣어 준비했다.
사실, 부담감도 컸다. 그도 그럴 것이, '코첼라' 실력 논란 후 첫 컴백이다. 멤버들은 더 이를 갈고 준비했다.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한다. 음악부터 퍼포먼스까지 새롭게 도전했다.
김채원은 "긴장되고 설렌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이번에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구나 확신이 들었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르세라핌이 6개월 만에 컴백했다.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미니 4집 '크레이지'(CRAZY)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 열었다.
새 앨범에는 르세라핌과 함께 그냥 한번 미쳐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 길 끝에 번듯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란 보장 따위는 없어도 괜찮다. 머릿속에 번개가 친 듯 짜릿하게, 모든 걸 던지고 미쳐보자'고 말한다.
김채원은 "앨범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어떤 것에 미쳐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멤버들 답변이 다 비슷했다. 저희는 르세라핌이라는 팀과 무대에 미쳐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사쿠라는 "여름에 컴백하는 게 처음이라 더 설렌다.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트렌디하면서 르세라핌다움을 느꼈다. 듣는 분들도 같은 기분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타이틀곡에선 유니크한 시도를 했다. 테크 하우스 비트에 어반 스타일 랩을 더해 신선함을 줬다. 중독성 강한 후렴구에 강렬한 퍼포먼스를 더했다.
보깅에 도전했다. 팔과 다리를 직각으로 만들고 모델처럼 포즈를 취했다. 그간 보여준 적 없는 움직임을 내세웠다.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춤을 완성했다.
허윤진은 "하면 할수록 표현력이 중요한 춤이더라. 동작이 심플하지만 독특한 느낌을 살리는 게 어려웠다:며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배웠다"고 설명했다.
사쿠라는 "코어 힘이 엄청나게 필요한 댄스다. 운동에 자신 있는 팀인데도 쉽지 않았다. 중심을 잡는 것조차 어려웠다. 지금도 엄청 집중해야 할 수 있는 파트"라고 전했다.
가사는 신선하다. '백만 볼트 전기 이츠 펌핑'(it's pumping) 등 개성 있는 가사와 심플한 후렴구로 중독성을 더했다. 멤버들의 쫄깃한 창법으로 짜릿한 쾌감을 더했다.
타이틀곡을 포함해 총 5곡을 준비했다. '체이싱 라이트닝'(Chasing Lightning), '삐에로'(Pierrot), '1-800-hot-n-fun', '미치지 못하는 이유' 등이다.
'삐에로'는 김완선의 히트곡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를 힙합 스타일로 샘플링한 곡이다. 가사에는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아이유 등 선배 아티스트들에 대한 존경심을 담았다.
김채원은 "워낙 멋진 선배님의 노래라 잘 알고 있었다. 샘플링하게 돼 놀랍고 영광스럽다. 저희도 '삐에로'에 나오는 선배님들처럼 멋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음악적 성장도 돋보인다. 허윤진은 '미치지 못하는 이유' 메인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멤버 인터뷰와 녹음 디렉팅까지 맡았다. 르세라핌다운 노래를 완성했다.
허윤진은 "제가 생각하는 '크레이지'를 표현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미칠 수 있는 삶도, 미칠 수 없는 삶도 다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의 이야기와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담고 싶었다. 재미있는 도전이었다. 저에 대해, 그리고 멤버들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카즈하는 "처음엔 녹음 디렉팅을 받는 것이 어색할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멤버라는 걸 잊을 정도로 수월하게 녹음을 마칠 수 있었다. PD님 감사하다"고 장난스레 인사했다.
사쿠라는 "멤버들을 잘 아는 만큼 구체적으로 알려줘서 재미있게 잘했다"고 전했다. 김채원은 "오히려 저희보다 더 떨고 긴장해 귀여웠다"고 떠올렸다.
멤버들은 이날 실력 논란에 정면돌파하기도 했다. '크레이지' 무대를 라이브로 최초 공개했다. 고난도 퍼포먼스를 하며 안정적인 라이브를 소화했다.
김채원은 "팀으로서,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많이 배우고 깨달았다. 데뷔 후 큰 야외 페스티벌은 처음이었다. 흥분하기도 하고 페이스 조절이 부족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어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저희의 평생 과제인 것 같다. 멤버들끼리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이번 활동이 그 첫 단계인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전했다.
허윤진은 "항상 응원해 주는 팬분들께 더 멋있는 음악과 무대를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이다. 이번 활동도 열심히 할 것"이라며 "많은 노력과 연구를 했다. 저희가 성장하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활동 목표는 즐기면서 하는 것이다. 홍은채는 "르세라핌이 자신들이 사랑하는 일을 열심히, 즐기면서 한다는, 행복해 보인다는 반응을 듣고 싶다"고 소망했다.
사쿠라는 "올해 많은 일들이 있었다. 곁에 있어 주신 팬분들 덕분에 힘낼 수 있었다"며 "이번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며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바랐다.
르세라핌은 컴백마다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전작 '이지'(EASY)는 빌보드 핫100에 첫 진입하기도 했다. 허윤진은 "저희 목표는 좋은 노래와 무대를 보여드리는 것뿐"이라면서도 "진입이 가능하다면 너무너무 감사할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매번 쉽지 않지만 이번에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더 멋있어진 르세라핌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르세라핌은 오는 30일 오후 1시 4번째 미니 앨범 '크레이지'를 발매한다.
<사진=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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