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대한체육회 패싱’ 정부 예산 집행…사면초가 위기에 빠진 이기흥 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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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결국 체육회 개혁을 향한 칼을 뽑아 들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체육회가 추진한 해병대 캠프, 예산 10억 원 이상이 쓰인 1월 체육인 대회의 예산 집행 등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참관단이라는 명목으로 시도 체육회장 및 종교 관계자들에게도 체육회 예산을 사용해 지원했다."며 대한체육회의 예산 집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체부는 앞으로 국가 예산뿐 아니라 대한체육회와 각 종목 단체의 자체 예산까지 관리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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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반발
'올림픽 후폭풍'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사면초가 위기
문화체육관광부가 결국 체육회 개혁을 향한 칼을 뽑아 들었다. 개혁의 첫 단추는 체육회 예산 집행에 대한 관리 감독의 강화다.
문체부는 2025년 체육 예산 가운데 일부를 대한체육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지방 체육회에 교부하는 변화를 단행했다. 생활체육 예산 416억 원이 17개 시도 지방 자치단체를 거쳐 지역 체육회에 직접 전달되는 방식이다.
적지 않은 폭의 변화다. 그동안 이 예산은 대한체육회가 교부했다. 이 기능을 체육회에 주지 않고 문체부가 직접 행사하겠다는 뜻이다. 문체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한 체육 예산 직접 교부 이유는 크게 3가지. 첫째, 현장 체육인에게 실질적 지원을 확대하고, 둘째 각 종목 단체의 자율성 확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조금 관리의 공정성, 투명성, 책임성 강화였다.
그 가운데 주목해야 할 것은 3번째 정부 예산 관리의 공정성 및 투명성, 책임성 강화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의 정부 예산 집행이 공정성과 투명성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체육회가 추진한 해병대 캠프, 예산 10억 원 이상이 쓰인 1월 체육인 대회의 예산 집행 등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참관단이라는 명목으로 시도 체육회장 및 종교 관계자들에게도 체육회 예산을 사용해 지원했다."며 대한체육회의 예산 집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체육회는 즉각 반발했다. 체육회 측은 "정부가 종목 단체와 지방 체육회에 예산을 직접 주는 것은 국민체육진흥법에 명시된 대한체육회 기능과 일치하지 않고 위법 소지가 있다"며 문체부를 비판했다.
하지만 이런 반발에 대해 문체부는 29일 다시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축구와 야구 등 일부 종목 단체를 대상으로 약 1천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직접 지원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체육진흥법의 내용이 국가와 지자체가 체육진흥에 관한 사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며 다시금 정책 수립의 정당성에 대해 강조했다.
문체부의 이 같은 예산 교부 방침은 연초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대의원총회와 이사회에서 문체부에 대한 날 선 비판을 거침없이 날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때마다 문체부는 '통제 불능' 상태에 놓은 체육회에 대한 개혁 방안을 고심해왔다. 체육계 일각에서는 연간 4천억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을 받는 대한체육회가 문체부의 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정면 비판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문체부는 앞으로 국가 예산뿐 아니라 대한체육회와 각 종목 단체의 자체 예산까지 관리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파리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에 가까운 좋은 결과를 냈지만, 역설적이게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른바 '안세영 사태'로 인해 체육 단체의 전근대적인 운영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고, 올림픽 귀국 해단식을 체육회가 자의적으로 취소하면서 팬들은 물론 정치권에서까지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에서는 이례적으로 여야 국회의원이 한뜻으로 대한체육회장에 대해 비판적인 질의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서 이기흥 회장이 22대 국회에서 법제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국가 체육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 스포츠위원회(가칭)' 설립도 쉽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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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기자 (kikiholi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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