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집으로부터 멀리·꽃피는 노트르담

김용래 2024. 8. 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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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가한 옮김.

호주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피터 케리의 장편소설로 호주 대륙의 원주민인 애버리진의 이야기와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의 역사를 정면으로 다뤘다.

작가는 윌리 박후버의 출생의 비밀과 정체성 혼란, 진실을 알게 된 후 분노와 슬픔을 딛고 뿌리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끝내 주변의 몰이해와 차별로 좌절하는 모습을 섬세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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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집으로부터 멀리 = 피터 케리 지음. 황가한 옮김.

호주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피터 케리의 장편소설로 호주 대륙의 원주민인 애버리진의 이야기와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의 역사를 정면으로 다뤘다.

주인공 윌리 박후버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도둑맞은 아이들(Stolen Children)'이라고 불리는 원주민 차별 정책의 피해자다.

백인과 원주민 사이 혼혈로 태어난 아이들을 강제로 빼앗아 백인 가정에 입양시키거나 보육원 등의 시설에서 원주민 문화와 단절시킨 채 양육했던 이 정책은 원주민 공동체를 파괴하고 그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말살하는데 일조했다.

작가는 윌리 박후버의 출생의 비밀과 정체성 혼란, 진실을 알게 된 후 분노와 슬픔을 딛고 뿌리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끝내 주변의 몰이해와 차별로 좌절하는 모습을 섬세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작가가 시종일관 던지는 '이 땅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이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가 왜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민음사. 544쪽.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꽃피는 노트르담 = 장 주네 지음. 성귀수 옮김.

장 폴 사르트르가 '악의 성자'라며 높이 평가했던 프랑스 작가 장 주네(1910~1986)의 문제작이다.

매춘과 도둑질 등 범죄로 얼룩진 젊은 시절을 보낸 작가는 32세에 고서 희귀본을 훔친 죄로 8개월 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갇힌다. 이때 감방에서 누런 종이에 쓴 소설이 바로 '꽃피는 노트르담'이다.

소설 속 화자는 트랜스젠더이자 파리 밑바닥의 유명한 매춘부인 '디빈'('신성'이라는 뜻)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자들은 디빈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남성과 여성이 뒤섞인 디빈의 삶과 그의 포주이자 연인인 미뇽,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친구들, 디빈의 유년기와 삶 속에 들어온 연인들, '꽃피는 노트르담'이라는 이름을 가진 젊은 살인자를 만나고, 폭력과 에로티시즘, 욕망, 동성애 등의 다양한 주제들과 직면한다.

특별한 스토리가 없는 데다 매우 주관적이고 상징적 스타일로 쓰여 실험성이 강한 작품이다.

프랑스에서도 적나라한 표현들로 인해 수위가 높은 묘사가 삭제된 채 출판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작가가 쓴 문장이 그대로 살아있는 1948년 출간본을 1986년 재출간한 것을 불문학 번역가인 성귀수 시인이 완역했다.

문학동네. 360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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