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재앙 터질라 … 후티, 유조선 예인 허용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8. 2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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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불타고 있는 유조선 예인을 허용했다.

자신들이 공격한 유조선에서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하고 국제사회에서 환경오염 우려가 높아지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예인을 막던 후티가 태도를 바꾼 것은 수니온호에서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유조선선주오염연맹(ITOPF)은 수니온호에서 기름이 유출되면 엑손 발데스호 사고 때보다 4배 더 많은 양이 바다에 퍼지며, 이는 역대 다섯 번째로 큰 규모의 기름 유출 사고가 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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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발 묶인 수니온호
15만t 원유 유출 조짐 보이자
수습 작업할 수 있도록 허가
지난 25일(현지시간) 홍해 한가운데 고립된 그리스 국적 유조선 수니온호에서 불꽃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수니온호는 21일 원유 15만t을 싣고 이라크에서 그리스로 가던 중 후티의 공격을 받았다. 수니온호는 불이 난 채 방치됐다가 후티에서 예인 허가를 받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불타고 있는 유조선 예인을 허용했다. 자신들이 공격한 유조선에서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하고 국제사회에서 환경오염 우려가 높아지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 유조선에는 원유 15만t이 있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가 이날 "여러 나라가 안사룰라(후티)에 사건 지역에 예인선과 구조선을 진입시키기 위한 임시 휴전을 요청했다"며 "인도적, 환경적 우려를 고려해 안사룰라가 요청에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후티는 휴전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무함마드 압둘살람 후티 대변인은 로이터에 "일시적 휴전은 없다. 여러 국제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예인만 허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스 선적인 수니온호는 이라크에서 그리스로 이동 중이던 지난 21일 후티가 장악하고 있는 예멘의 항구도시 호데이다 인근 해상에서 후티의 공격을 받았다. 다행히 선원들은 전원 프랑스 구축함에 의해 구조됐다. 하지만 후티의 방해 속에 수니온호는 불이 붙은 채 바다를 표류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당시 "제3 세력이 수니온호 인양을 위해 예인선 2척을 보내려고 했으나 후티가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예인을 막던 후티가 태도를 바꾼 것은 수니온호에서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화재가 일주일 정도 지속되면서 기름이 새기 시작한 모양새다. 라이더 대변인은 27일 수니온호에서 기름이 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해 안보 수호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아스피데스(방패) 작전본부는 공식적으로는 기름 유출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익명의 미국 당국자는 선박에서 확인되지 않은 물질이 유출되고 있다고 알렸다. 미국과 국제 단체들은 수니온호에서 기름 유출이 본격화하면 기록적인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앞서 미 국무부는 "수니온호에서 원유가 유출되면 엑손 발데스호 사고보다 더 큰 환경 재앙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조선선주오염연맹(ITOPF)은 수니온호에서 기름이 유출되면 엑손 발데스호 사고 때보다 4배 더 많은 양이 바다에 퍼지며, 이는 역대 다섯 번째로 큰 규모의 기름 유출 사고가 된다고 알렸다. 엑손 발데스호 사건은 1989년 유조선이 암초에 부딪쳐 4200만ℓ의 원유가 미국 알래스카만의 프린스 윌리엄 해협에 유출된 사건이다.

수니온호 예인 작업은 우선 다른 유조선을 통해 수니온호에 있는 원유를 빼낸 뒤 진행될 전망이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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