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 인수하려는 일본제철 돈 풀어 전미철강노조에 '구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미국 정치권·노조 등의 반대로 답보 상태인 가운데 일본제철이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US스틸이 보유한 2개 제철소에 총 13억달러(약 1조74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일본제철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몬밸리제철소의 열연설비 신설과 보수에 10억달러를 투자해 수십 년간 가동할 계획이다. 또 인디애나주 게리제철소에도 약 3억달러를 투입해 고로를 개수하고 가동 기간을 20년가량 추가 연장할 방침이다.

일본제철에서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모리 다카히로 부회장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미국 철강업계를 위해 앞으로 몇 세대에 걸친 성장과 발전에 공헌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제철은 지난 3월 US스틸에 14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투자처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13억달러 투자 계획 중 일부는 기존 발표와 겹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닛케이는 "일본제철이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인수 계획에 반대하는 미국철강노조(USW) 등이 찬성하도록 설득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5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고, US스틸 주주들도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정치권과 철강노조 등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일본제철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국무부 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일본 언론은 이를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에 대비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