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강 수질도, 유속도 막지 못해…두 팔 없는 철인 김황태의 도전 정신

두 팔 없이 센강 유속에 맞서야 하는 트라이애슬론대표 김황태. 파리｜공동취재단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김황태(47·인천시장애인체육회)는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출전을 앞두고 있다. 2024파리올림픽을 포함해 트라이애슬론 종목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스포츠 등급 PTS3(절단 및 근육 손상 등 지체장애 등급)에 출전하는 선수 중 양팔 절단 장애인 또한 김황태뿐이다. 그는 “최초 타이틀이 몇 개 되는 듯하다”며 웃은 뒤 “그만큼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완주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파라 트라이애슬론은 수영 750m, 사이클 20㎞, 마라톤 5㎞ 등 3개 종목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결정하는 종목이다. 이중 수영 종목에 쏠리는 관심이 컸다. 대회를 앞두고 센강 유속이 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절단 장애를 갖고 있는 김황태는 발을 차 상체를 들고 호흡하는 영법을 구사하기에 유속의 영향을 적잖게 받는다. 그는 “난 수영에서 가장 큰 핸디캡을 갖고 있다. 거기에 유속도 빠르다면 기록이 평소보다 늦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유속은 도전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유속은 물론 파리올림픽 기간 오염이 심하다는 지적이 뒤따른 센강의 수질 또한 마찬가지다. 올림픽·패럴림픽 한국 선수단 중 처음으로 센강에 뛰어드는 김황태는 “센강 수질도, 유속도 내 도전을 막지 못할 것”이라며 “수영에서 격차가 생긴다면 사이클에서 아무리 좋은 기록을 내도 격차를 좁히기 어려우니 ‘꼴등이 목표’라고 한 적도 있지만, 실제로 꼴등을 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몇 등이든 무사히 완주하는 게 목표라는 의미로 한 말”이라고 밝혔다.

김황태는 파리를 넘어 전 세계에 깊은 울림을 주고 싶다는 의지다. 2000년 전선 가설 작업 중 고압선 감전 사고로 두 팔을 절단한 그는 자신이 트라이애슬론을 통해 희망을 얻었듯, 많은 사람이 자신을 보며 메시지를 얻길 바란다. 그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의 장애인도 이렇게 힘든 종목을 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많은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그런 장면을 연출하고 싶다”고 굳게 다짐했다.

파리｜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